'쿠바 괴물' 야시엘 푸이그 효과를 톡톡히 본 LA 다저스가 또 한 명의 쿠바 출신 선수를 영입했다. 이미 시즌 중 계약에 거의 도달했던 내야수 알렉산더 게레로(26)가 그 주인공이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등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가 게레로와 4년간 2800만 달러에 계약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간 100만 달러씩 인센티브를 포함한 계약 총액은 3200만 달러까지 될 전망.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계약에 거의 도달했고, 곧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푸이그에 이어 또 다른 쿠바 출신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CBS스포츠'에서는 '다저스는 지난해 두 명의 외국인선수와 계약했다. 한국인 좌완 투수 류현진과 쿠바 외야수 푸이그였는데 두 선수 모두 올해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며 게레로 영입에 있어 두 선수의 성공이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류현진은 30경기에 선발로 나와 192이닝을 던지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푸이그는 104경기 122안타 타율 3할1푼9리 19홈런 42타점 11도루로 다저스의 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180cm 93kg 당당한 체구의 우타우타 내야수 게레로는 지난해 쿠바리그에서 타율 2할9푼 출루율 4할2리 장타율 5할7푼6리를 기록하며 328타석에서 홈런 21개와 51타점을 올렸다. 2005~2012년 통산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7리 장타율 5할2푼7리 103홈런 412타점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삼진 250개를 당했으나 볼넷도 209개를 골라내며 선구안도 좋았다. 지난 여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트라이아웃을 통해 다저스의 눈에 들었다.
지난 1월 메이저리그 꿈을 안고 쿠바에서 아이티로 망명한 게레로는 지난 7월에도 다저스와 계약에 도달했으나 미국 재무부의 허가 문제로 취소한 바 있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등 복수의 구단들이 관심을 나타냈으나 결국 다저스와 계약을 맺게 됐다. 게레로에 대해 콜레티 단장은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하고, 공격력이 탁월한 메이저리그급 선수"라고 평가했다.
콜레티 단장은 "게레로를 2루수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레로는 주 포지션이 유격수이지만 2루수도 맡을 수 있다. 이로써 다저스는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었던 2루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다저스는 지난 2년간 베테랑 마크 엘리스가 주전 2루수로 뛰었다. 엘리스는 안정된 수비와 작전수행이 강점이었지만 타격이 약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엘리스는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노출하며 흔들렸다.
엘리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데 다저스 구단에 옵션이 있다. 다저스가 게레로를 영입하게 됨에 따라 엘리스와 옵션을 포기할 가능성이 생겼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브랜든 필립스의 다저스행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저스는 'FA 최대어' 뉴욕 양키스 2루수 로빈슨 카노에 대한 관심을 일찌감치 접은 채 게레로에게 눈독을 들였고, 내년 시즌 2루수로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와 강력한 키스톤 콤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올해 푸이그 효과를 톡톡히 본 다저스에 장타력을 갖춘 또 한 명의 쿠바 괴물이 입성했다. 게레로가 제2의 푸이그 효과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