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같은 미모를 트레이드마크로 했던 고아라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외모 대신 연기력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에서 경상남도 마산시에서 태어나 현재 컴퓨터 공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성나정으로 출연 중이다. 나정은 농구에 별 관심이 없지만 이상민을 보기 위해서는 전공수업을 빼먹고 지각도 일삼는 열혈 빠순이. 고아라는 나정을 통해 괄괄한 경상도 사투리,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상에 남자는 '이상민' 뿐인 줄 알았던 말괄량이가 시간이 흘러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고아라의 변신은 놀랍다. 소멸할 듯 작은 얼굴 덕에 어떻게 서도 황금비율이 되는 고아라는 주로 화장품, 화보 모델로 활약해왔다. 연기 활동도 꾸준히 벌였으나 호평도 악평도 받지 못하는 애매한 경계선에 위치했다. 연기보다 눈에 들어오는 미모 때문에 관심을 끌지 못했다는 평도 있었다.

이번에 고아라는 힘을 준 사투리 연기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고질적인 디스크에 시달리는 나정으로 분해 화장실에서 나동그라지고, 연세대 농구팀 연습장을 찾아 민폐 응원을 펼쳤다. 또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쓰레기(정우 분)과 옥신각신하며 남매애 이상의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 예뻐보이고 싶은 여배우의 고집 대신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다질 출발점으로 나정을 준비했다는 인상이다.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 출연을 앞두고 매우 의욕적으로 임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신원호 담당 PD는 첫 방송을 앞두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친구가 연기가 되면 다른 친구보다 파급효과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매우 강했다. 물론 하고 싶다고 역을 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나나 이우정 작가나 가슴으로 알 정도로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다"고 칭찬했다.
또 신 PD는 "고아라는 현재 이미지에 만족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미지를 깨고 싶어했다. 실제로 만나면 정말 털털하고 착한 친구"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응답하라 1994'는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 등 '응답하라 1997' 제작진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드는 작품. 전국팔도에서 올라온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서울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서울 상경기를 담는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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