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톱스타'는 사실 클리셰로 점철된 영화다. 그러나 이 작품에는 처음 감독으로 대중 앞에 선 박중훈의 진심이 담겨있다. 클리셰 속에서 감독 박중훈의 진심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외로 꽤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톱스타'는 지난 1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톱스타'는 최고의 스타 원준(김민준 분)의 매니저이자 배우의 꿈을 꾸고 있는 태식(엄태웅 분)이 바닥에서 정상으로 오르고 다시 추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태식의 모습을 통해 성공에 대한 인간의 잔인한 욕망을 스크린에 담아낸다.
사실 이 작품은 빤한 이야기로 긴 서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배우의 꿈을 꾸고 있는 매니저 태식이 단숨에 스타가 되고, 그가 종교처럼 섬겼던 배우 원준과 앙숙이 된다. 그리고 한 순간에 스타가 됐듯 순식간에 일어나는 태식의 추락. 영화는 이러한 큰 틀을 가지고 중간중간 어디선가 들었을 법한 연예가 소문들을 끼워넣었다. '연예인 A가 그랬다더라' 하는 식의 가십들이 이 영화의 구성 요소다.
이는 이 영화를 만든 박중훈조차 인정한 부분이다. 그는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영화는) 좀 빤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도 담담히 영화가 빤한 이야기라고 이야기하며 "요즘은 찌라시 같은 것들이 더 자극적이다. 우리 영화는 그에 비하면 약하지 않냐"고 자평한 바 있다.
그러나 분명 '톱스타'에는 감독으로서 오랫동안 마음 속의 칼을 갈아온 박중훈의 진심이 담겨있다. 스타인 자신의 이야기라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그는 실제로 그가 보고 들은 실에 연예가 이야기들을 묶어 영화로 만들어냈다. 박중훈이 스타이기에 이는 더욱 실감나게 그려진다.
또한 그는 타고난 영화쟁이임을 입증하듯이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멋진 장면들을 펼쳐내기도 한다. 그는 매니저에서 스타가 되며 점차 변해가는 태식을 디테일하게 그린다. 특히 박중훈은 영화 말미 독특한 영상으로 태식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 장면은 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할 정도로 강렬하다.
박중훈은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것은 빤한 이야기이지만 그 감정 만큼은 빤하지 않게 전하고자 했다"면서 "(배우 출신 감독이라) 엄격하게 볼 것이라는 예상과 각오를 했기에 저 스스로 정말 마음을 모아서 성실하게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우가 아닌 감독 박중훈이 두 번째 영화를 또 선보일 수 있을지는 이제 '톱스타'가 얻어내는 대중의 사랑에 달렸다. 엄태웅, 김민준, 소이현이 출연하며 오는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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