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코알라'는 청춘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청춘들의 이야기를 김주환 감독은 소맥으로 풀어낸다. 그렇기에 '코알라'는 소맥처럼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비싼 술 못지않게 관객을 취기 돌게 만든다.
'코알라'는 지난 16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
'코알라'는 수제 햄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세 젊은이들을 통해 굽이치는 인생의 롤러코스터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꿈을 향해 달려나가는 청춘의 모습을 그린 작품. 영화는 롤러코스터처럼 높게 솟았다가 추락했다가, 다시 높게 날아오르는 인생을 사는 캐릭터들을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전개로 담아낸다.

이 영화가 가진 최고의 힘은 '공감'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기 일을 하고 싶다고 느끼듯, 이 영화는 회사를 그만두고 어릴적 함께 배우의 꿈을 키웠던 친구 종익(송유하 분)와 수제 햄버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동빈(박영서 분)의 이야기다.
김주환 감독은 실제로 직장생활과 영화감독 두 가지 일을 병행하며 느낀 바를 영화에 담았다. 진짜 직장인이 말하는 직장인의 일탈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또한 영화에는 홍일점 우리(박진주 분)이 등장한다. 부모 없이 혼자 힘으로 살아남은 그는 해보지 못한 일이 없는 아르바이트의 신. 시급 몇백원을 놓고 햄버거 레스토랑 사장 동빈과 협상을 벌이는 우리의 모습은 지금도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20대 언저리 누군가의 자화상이다.
'코알라'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술이다. 그냥 술도 아니고 소맥이 이 영화의 제4 주인공이다. 직장생활을 하며 소맥 2000잔을 '말아봤다'는 김주환 감독은 소맥이 청춘들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주는 의미를 친절히 보여준다. 기쁜 일 뒤에 마시는 소맥과 슬픈 일 뒤에 마시는 소맥, 이 소맥은 단순히 사람을 취하게 하는 술의 의미를 넘는다.
이에 대해 김주환 감독은 "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고단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라며서 "영화 속 인물들은 어떠한 벽들과 계속 부딪힌다. 이러한 벽에도 견딜 수 있는 이유는 친구가 있고, 그 친구들을 연결시켜주고 동료의식을 느끼게 해 주는 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에서 우리 역을 맡은 박진주는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평소 시나리오를 빨리 보는 타입이 아닌데 '코알라' 대본은 정말 빨리 넘어갔다"며 "김주환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 '천재 같다'고 생각했다. 왠지 모를 믿음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난스레 들리는 이 '천재'라는 호칭은 '코알라' 속 소소한 이야기를 진득하게 표현해내는 김주환 감독에게 어울리는 귀여운 별명일지 모른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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