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훈련을 많이 했다. 체력을 바탕으로 스퍼트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그야말로 절치부심이다. 한국 남자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주자 이승훈(25, 대한항공)이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내대회서 남자 5000m 1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승훈은 2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KB금융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첫 날 남자 5000m에서 6분31초21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종전 자신의 대회기록인 6분37초99를 앞당긴 대회신기록이자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의 트랙 레코드다.

지난 시즌 혹독한 슬럼프에 무릎 부상까지 겹쳐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이승훈에게 있어 이번 대회 결과는 산뜻한 시즌 출발을 알리는 청신호다. 최근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이승훈의 기세 뒤에는 쇼트트랙 훈련에서 역도 훈련으로 이어지는 그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이승훈은 "기록을 떠나서 지난 해까지는 후반부가 많이 약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하면서 후반부에서 마음대로 스퍼트할 수 있었다는 부분이 대단히 만족스럽다"며 "앞으로 올림픽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준비 잘하면 기대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날 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하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 레이스에서 랩타임을 29초대까지 끌어올린 이승훈은 "막판에 원하는 대로 속도를 올릴 수 있었다. 그 부분이 만족스러웠다"고 이날 경기의 소득을 설명했다. 마지막 스퍼트가 약해지면서 자신의 장점이 없어졌기에 그 부분을 극복하고 싶었다는 것. 이승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역도를 택했다.
"역도 훈련을 많이 했다. 일반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과는 달리 역도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고 설명한 이승훈은 "체력을 바탕으로 스퍼트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며 역도 훈련의 성과를 전했다.
이승훈의 이런 노력은 역도가 처음이 아니다. 쇼트트랙 선수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꿔 놀라운 성적을 낸 이승훈은 종목을 바꾸고도 꾸준히 쇼트트랙 훈련을 병행했다. 유럽 선수들이 사이클 훈련을 통해 꾸준히 체력을 기르고 코너워크를 완성하는 것을, 이승훈은 쇼트트랙 훈련으로 대신한 셈이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워낙 강해졌다. 아마 분명히, 내가 발전한 이상으로 발전했을 거다. 그 선수들과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지, 혹은 벌어질지 나 스스로도 궁금하다"며 불안 반 설렘 반의 마음을 전한 이승훈. 쇼트트랙에 이어 역도까지,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한 그의 노력이 과연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통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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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