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삼성 내야, LG가 준 교훈 되새겨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24 10: 40

플레이오프의 승자는 기본기에서 좀 더 착실한 모습을 보여줬던 두산이었다. 기본기 부재가 도드라졌던 LG는 정규시즌의 기세를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고 가을을 끝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기다리는 삼성도 이 평범한 진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LG의 교훈을 되새기지 못한다면 의외로 힘겨운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은 이제 24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서 또 한 번의 영광을 꿈꾼다. ‘왕조 건설’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기본적으로 전력에서 두산보다는 좀 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운드와 불펜이 그렇다. 여기에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반해 삼성은 20일 가량을 쉬며 한국시리즈에 대비했다.
다만 “준비가 잘 됐다면…”이라는 전제가 따라 붙는다. 이런 경험이 많은 삼성이기에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지만 변수도 분명히 있다. 바로 내야 정비다. 삼성은 내야수 조동찬과 김상수가 차례로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졌다. 두 선수는 삼성 내야의 키 플레이어들이자 주전 키스톤 콤비가 기대됐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부상에 삼성은 백업 선수들로 키스톤 콤비를 짜야 할 판이 됐다.

정병곤 김태완 등 후보 선수들의 기량도 좋은 삼성이다. 하지만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은 이 선수들의 발을 굳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을 보는 시각이 다소 우려스러운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만약 내야에서 예상치 못한 실책 변수가 튀어나올 경우 기세를 탄 두산의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마운드의 상대적 이점이 상당 부분 상쇄됨은 물론이다.
LG를 떠올리면 지점이 명확해진다. 플레이오프에서 내야 불안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에서 진 1·3·4차전에서는 모두 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이 나왔고 이를 경기 끝까지 극복하지 못했다. 단순히 실점이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을 위축시키는 결정적인 장면이 됐고 선수단 전체를 쫓기게 했다. 반면 두산은 LG의 실책을 잘 이용함은 물론 철벽 수비를 선보이며 LG의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삼성은 큰 경기 경험이 두산보다 더 풍부하다. 2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들도 건재한 편이다. LG와는 경험적 측면에서 다르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고 그 시작은 내야의 안정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삼성의 내야가 불안감을 지울 수 있을까. 시리즈 초반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1·2차전 내야 수비는 하나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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