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원, "활동 15년째…비결? 티격태격도 사랑"[인터뷰]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3.10.24 07: 59

지난 1999년 데뷔해 2000년대 초반 매력적인 보이스로 음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여성 알앤비 듀오,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 '원하고 원망하죠' 등으로 뇌리에 단단히 기억된 애즈원의 이야기다.
5장의 정규앨범과 수많은 싱글을 발매하며, 여전히 15년차 현역가수로서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왔던 그들이 새 미니앨범 '심플리 애즈원'을 들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여전히 떨린다. 근데 뿌듯하다"며 밝게 웃는 애즈원과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 앉아 음악과 15년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즐거운 수다를 떨었다.
"여전히 떨린다. 일주일에 모든 음악방송을 돌며 활발하게 활동하진 않지만, 우리 이름으로 또 앨범이 하나 나왔다는 자체만으로 참 뿌듯하다."(이민)

햇수로 벌써 15년. 여성 듀오로서 이렇게 오래도록 호흡을 맞추며 활동한 팀이 과연 얼마나 될까. 1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정말 가요계엔 수도 없이 많은 여성 그룹이 생겨나고 사라졌고, 애즈원은 이를 지켜보면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며 노래했다.
"친구 둘이서 손을 잡고 한국에 와서 노래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다른 팀들은 기획사가 합쳐준거다 보니,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나, 너는 너…약간은 사업 파트너로 생각할 수도 있고. 우린 그냥 가족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동안 엄청나게 많이 싸웠고, 지금도 가끔 티격태격한다."(크리스탈)
다른 팀들과 마찬가지로 틈만 나면 옥신각신 다투며, 그러다가 심지어 1집 활동 당시 해체 위기를 맞은 적도 있노라고 웃으며 털어놨다. 의외의 이야기다.
"다음날 '인기가요'가 있는데 둘이 크게 싸웠다. '나 너랑 방송 안해'라고 선언했다. 매니저가 와서 '남자들이면 내가 때리고 소주나 사줄텐데'라는 이야기도 하더다. 1집때, 우린 그렇게 해체할 뻔 했다. 이해가 안되는 것도 많았고, 힘들었다. 돌아보면 그땐 정말 어렸다."(이민)
그들이 수없이 다툼을 반복했을 때, 한국에 있던 두 사람의 이모들은 탁월한 화해법을 제시했고, 이는 두 사람이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 비결은, 다퉜을 때 서로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하기.
"화가 나서 말을 하면 다툼이 자꾸만 커진다. 그때 이모가 '편지쓰기'를 권했다.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가도 쓰기 시작할 때는 마음이 점점 가라앉더라. 차안에 같이 있으면서도 싸우면 문자로서 얘기를 하곤 했다."(이민)
"차안에서 싸우면 한 명이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쓰기 시작한다.(웃음) 처음엔 격한 감정으로 썼다가, 내용을 전부 다시 지우고 '내가 아까 왜 그랬냐면…'이라는 걸 보내고, 상대방에게 답문이 온다. 나이를 먹으면서 많은 걸 배웠고, 지금은 티격태격마저도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크리스탈)
최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출연, 대기실에서의 경험은 참 새록새록하다. 샤이니 등 수 많은 아이돌 그룹이 방으로 찾아와서 90도 인사를 하며 CD를 건넸기 때문. 다소 어색할 뻔 했던 이날의 기억은, 다행히도 출연자 명단에 임창정과 자우림이 있어 안도했다.
"익숙한 선배님들이 있어 마음이 놓였다. 아직도 우린 인사를 받는 것보다 인사를 하는 게 편하다. 대기실에서 자우림 선배님들이 손을 잡고 반가워해주시고, 이뻐해주셨다. 너무 좋았다."(크리스탈)
"아이돌? 너무 예의 바르고 멋있다. 특히 2NE1, 빅뱅 등 YG 아티스트들을 좋아한다. 거긴 자기들의 색깔을 찾을 수 있게 프리하게 해주는 것 같다."(이민)
애즈원은 이번 음반 타이틀곡 '우린 무슨 사이야?'로 '미친연애', '갖고놀래' 등으로 최근 음원강자로 떠오른 범키와 첫 호흡을 맞췄다. 알앤비 직속 후배인 범키는 애즈원을 위해 프로듀싱을 맡고, 함께 노래했다. 이 곡은 범키가 다른 가수에게 곡을 선사한 최초의 곡인 만큼 더 특별했다.
"만나기 전부터 범키의 노래를 좋아했다. 가수로서도, 프로듀서로도 능력이 출중한 친구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들었던 알앤비 필(feel)을 원한다고 하자 '알겠어요'라며 원하는 걸 정확히 짚어줬다."(크리스탈)
새 후배와의 작업, 뿐만 아니라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다. 크리스탈은 지난해 결혼에 골인, 현재 임신 5개월에 접어들었다. 또한 이민은 내달 29일 2년여 열애 끝에 2세 연상의 연인과 웨딩마치를 울릴 예정.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노래했고, 노래하고, 노래할 계획이다.
"솔직히 우리처럼 오래 활동했던 사람들은 이젠 설 무대가 그리 많지 않다. 근데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단 1명이라도 좋으니 우리 음악을 사랑해주고, 불러주신다면 끝까지 계속 노래하고 싶다."(이민, 크리스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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