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메디컬탑팀’이 억지스러운 설정과 오락가락하는 극중 인물의 성격으로 인해 초반 고전하고 있다. 아직 방송이 5회 밖에 전파를 타지 않았지만, 시청률 5%대까지 떨어진 이 드라마 이곳저곳에서 위기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메디컬탑팀’은 분야별 국내 최고 실력파 의료진이 탑팀을 이뤄 한계를 넘어선 기적을 만드는 치열한 사투와 뜨거운 여정을 그리겠다는 기획 의도로 출발했다. 병원 내 암투와 의사들간의 우정, 그리고 사랑을 담는 일반적인 의학드라마.
의학드라마가 비슷한 설정과 캐릭터를 내세우고도 중박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메디컬탑팀’은 현재 동시간대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지난 23일 방송된 5회는 자체최저시청률인 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추락하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이 드라마는 천재 의사 박태신(권상우 분)이 조카처럼 여기는 은바위(갈소원 분)와 무료 진료 병원 파란 병원을 살리기 위해 광혜대학교 병원 탑팀에 합류하면서 다른 의사들과의 갈등을 빚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중. 하지만 갈등 형성 과정이 촘촘하게 다뤄지지 못하고, 설정 자체도 억지스러워 공감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다.
갈등이 시작된 5회에서 태신이 VIP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치료법에 반대하는 한승재(주지훈 분) 몰래 독단적으로 투약을 하고, 바위의 목숨을 구하겠다고 부원장 신혜수(김영애 분) 앞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설정은 개연성이 부족했다. 이 장면은 억지스러운 감동을 껴넣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태신과 승재의 갈등이 시작돼야 드라마가 흥미로워지는 것은 맞았지만, 설득력이 부족해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극의 흐름이 깨졌다.
천재적인 기질과 달리 친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태신이 아무리 환자들을 살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안하무인이 되고, 이 때문에 승재와 서주영(정려원 분)과 대립하는 모습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캐릭터의 변모와 빈약한 설정은 아쉬움을 안기고 있다.
‘메디컬탑팀’은 현재까지 5회 밖에 방송되지 않은 상황. 아직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형성되지 않았고, 협진팀간의 갈등과 화합이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기에 이 같은 빈구석을 메울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물론 치정 로맨스를 다루는 KBS 2TV ‘비밀’과 로맨틱 코미디의 귀재 김은숙 작가의 SBS ‘상속자들’의 기세가 매섭긴 해도, 아직까지 승부를 뒤집을만한 시간은 있는 것.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메디컬탑팀’이 날개 없는 추락을 막으려면 극약처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황하게 펼쳐놓고 산으로 가고 있는 이야기 구도를 다시 잡고, 설득력이 떨어지는 인물 설정을 바로잡는 결단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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