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곽도원 "부모님 생각에 출연 결정" [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10.24 09: 25

KBS 2TV 종영 드라마 '굿 닥터'는 동화같은 이야기로 따뜻한 감동을 안겼지만, 그 안에서 '굿 닥터'의 또 다른 한 축을 세웠던 건 병원의 재정과 기업경영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당한 곽도원(39)이다.
곽도원이 연기한 강현태는 의사 출신이 아닌 전문 금융인으로 성원대학병원의 부원장. 그는 늘 넥타이를 꽉 조여매고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극의 키 플레이어로 활약,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짜릿해요. 표현하는 직업인 배우에 존재감이 두드러진다고 말해주고, 제 연기에 집중해준다는 게 감사한 일이죠. 누군가 저한테 관심을 가져준다는 건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극에서는 더욱 감사한 일이에요. 더 잘하려고요."

"강현태 같은 정적인 연기는 더 어려워요. 외모도 더 부하게 보이게 하고, 넥타이도 절대 푼 적 없죠. 연기적으로 뭘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어요. 나중에 아이가 나오는 설정이 등장하면서 '나쁜놈은 아니었구나' 했어요.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주셔서 작가님께 고마워요. '굿 닥터'의 회차가 더 있었으면 유일한 악역이었던 회장(김창완 분)도 시온(주원 분)에게 힐링됐을 것 같아요. 하하"
또 곽도원은 힐링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은 '굿 닥터'에 "다른 드라마처럼 막장 요소가 없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착해지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제 동네 아줌마들이 모두 알아봐주세요"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곽도원의 '굿 닥터' 출연 이유는 '동네 아줌마들' 때문이라고.
곽도원은 "동네 아줌마들은 TV 드라마를 보면서 쉬세요. 극장에 갈 시간이 거의 없어요. 저희 부모님이 두분 다 몸이 불편하셨어요. 제가 어릴 때, 어머니가 시장에 장사를 하러 가실 때는 아침 드라마를 보고 나가시고 끝나고 돌아오시면 드라마를 틀어놓으시고 보면서 주무셨거든요. 그 때 어머니가 편안하게 당신만의 시간을 즐기시던 눈빛이 기억나요. 드라마는 그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고 재밌어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해요."
하지만 곽도원은 시간에 쫓기는 드라마에 아쉬움이 남았다고 전했다. "디테일한 표현이 많이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시청자는 그런 모습에 더 집중하시니까요. 이번에는 너무 시간이 없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 갈증이 생겼어요."
 
드라마를 마친 곽도원은 이제 영화 '타짜2'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타짜1'이 워낙 좋은 작품이고 완성도도 높아 기대치가 너무 높아요. 잘하지 못하면 욕을 먹는 상황이에요. 정말 부담돼요. 연기를 잘하는 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연기는 답이 없지만 조금만 게으르면 바로 오답이 나와요. 긴장을 놓치면 안돼죠. 송강호, 한석규, 최민식 선배 옆에서 보면, 그분들은 긴장의 끈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아요. 많이 배우고 반성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 벌써 20여 년차 연기 경력의 곽도원이지만, 고민과 후회, 연기에 대한 목마름은 끝이 없다고 말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의 친구들이 어린 나이에 꿈을 찾아 연기자 도전을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욕 먹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요. 그들을 보면 한없이 게을렀던 제 20대가 떠올라요. 술과 잠을 더 줄이고 열심히 살았으면 더 좋았을 걸, 사랑도 더 진하게 해볼 걸, 하는 후회요.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하면서 밥을 먹고 살 수 있도록 좋게 봐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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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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