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에서 핵심선수의 부상은 굉장히 큰 변수가 된다. 장기레이스에서는 어떻게든 구멍을 채울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단기전은 대비가 쉽지만은 않다. 때문에 부상으로 한 명의 선수가 빠지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이 기우는 경우가 많다.
LA 다저스는 4년 만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일전을 벌였다. 그리고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 핸리 라미레스의 갈비뼈 부상은 1차전 1회에 나왔다. 카디널스 선발 조 켈리는 라미레스의 옆구리를 맞혔고, 라미레스는 그 여파로 2차전에 결장했다.
검사 결과 라미레스는 8번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는 판정을 받았고, 월드시리즈 길목에서 그는 출전을 강행했으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15타수 2안타 타율 1할3푼3리로 크게 부진했다. 그나마 나온 안타 2개도 모두 빗맞은 안타였다. 디비전시리즈에서 16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던 라미레스는 옆구리에 공을 맞은 뒤 평범한 타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저스에 라미레스가 있다면 카디널스에는 카를로스 벨트란이 있다. 벨트란은 디비전시리즈 타율 2할2푼2리로 낮았지만 결정적인 홈런 2방과 6타점으로 팀의 시리즈 승리를 이끌었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타율 2할8푼6리 6타점과 호수비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공교롭게도 벨트란 역시 24일(이하 한국시간) 팬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갈비뼈에 부상을 입었다. 차이가 있다면 라미레스는 상대팀 투수의 공에 맞았고, 벨트란은 수비도중 부상을 입은 것. 카디널스가 0-4로 끌려가던 2회말 1사 만루에서 데이빗 오티스가 우측 담장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벨트란은 펜스를 넘어가는 공을 잡아내는 환상적인 호수비를 보여줬지만, 이 과정에서 오른쪽 갈비뼈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닝종료 후 고통을 호소하던 벨트란은 결국 3회부터 경기에서 빠졌다. 카디널스는 "오른쪽 갈비뼈 타박상으로 교체됐다"고만 밝힌 상황. 만약 벨트란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면 카디널스는 시리즈 내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201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갈비뼈에 따라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벨트란의 부상이 월드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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