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때는 '꿀벅지'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빙속여제'로 불리니까 기분이 묘하다. 굉장히 기분 좋다."
솔직하고 발랄한 소감이었다. '빙속여제' 이상화(24, 서울시청)가 압도적 레이스 끝에 여자 1000m도 1위로 골인,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상화는 2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KB금융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둘째 날 여자 1000m에서 1분17초05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최 2013-2014 스피드 월드컵 및 동계유니버시아드 파견선수를 결정하는 선발전을 겸한다. 이상화는 2012-2013시즌 세계 종목별 선수권대회에서 500m 1위에 올라 우선선발 대상으로 정해졌지만, 당시 1000m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 선발 여부가 가려졌다.

경기를 마친 이상화는 밝은 얼굴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오늘 레이스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보인 이상화는 "500m만 타다보면 더 좋아질 수 없을 것 같아서 1000m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마지막 구간도 참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캐나다에서도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항상 훈련할 때 500m와 1000m를 병행하도록 훈련을 해와서 노력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최근 1000m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을 밝혔다.
이상화는 전날 500m 우승 후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아직 미완성이다"라고 이야기하며 더 나은 성적에 대한 욕심을 보인 바 있다. "초반 스퍼트가 아직 미완성이다. 초반 100m 기록이 꾸준히 좋아야하는데 어쩔 때는 빠르고 어떨 때에는 느리다"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꼬집은 이상화는 "시즌 들어가서 그렇게 되면 영향이 있다. 초반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다. 경기 자세가 힘들어지면 서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부터 꾸준히 유지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더욱 나은 기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자신을 가리키는 '빙속여제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미소를 보였다. 이상화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 밴쿠버 때에는 다른 별명인 '꿀벅지'로 애칭이 지어졌는데 지금은 '빙속여제'로 불리니까 기분이 묘하다"며 발랄하게 웃었다. 부담감보다 자신감이 가득 배인 '빙속여제'다운 미소였다.
costball@osen.co.kr
태릉=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