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국가대표' 이규혁, "올림픽, 모든 것 버려서라도..."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10.24 18: 03

"이번 올림픽,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꼭 나가고 싶다."
이규혁은 24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KB금융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둘째 날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1초88(1차 35초98, 2차 35초90)로 3위에 올랐다.
1위 모태범(24, 대한항공, 70초86)과 2위 이강석(28, 의정부시청, 71초61)에 밀려 3위에 그쳤지만, 이규혁은 500m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2013-201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향해 또 한 발 다가선 셈이다.

이규혁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 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6대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스피드스케이팅 하나에 24년 이상의 세월을 쏟아부은 셈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5번의 대회에서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해 이번 도전은 더욱 각별할 예정이다.
항상 스피드스케이팅 정상의 자리에 섰던 이규혁은 혹독한 시간을 견디고 다시 대표팀의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규혁은 "이번 4년은 그동안과 달랐던 것 같다. 항상 성적도 좋고 올림픽 전에 많은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번 4년 동안은 어려운 일이 많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무언의 은퇴압박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또 후배들이 잘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은 이규혁은 "그래도 이번 올림픽은 내 스케이팅 인생이 걸린 것 아닌가. 이십몇 년을 해왔는데 후회없이 마무리하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체력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이규혁은 "지금은 체력을 극복하기보다 인정해야한다"며 "내가 모태범이랑 10살차이다. 나이 차이도 있고 인정하는 대신 내가 가진 노하우를 살려야할 것 같다"고 베테랑다운 답변을 들려줬다.
"올림픽은 항상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항상 1등하는 선수였고 1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되뇌인 이규혁은 부쩍 달라진 자신의 현재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규혁은 "이번 올림픽은 모든 것을 버려서라도 꼭 나가고 싶다. 올림픽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의지를 불살랐다. '불멸의 국가대표' 이규혁이 마지막 올림픽에서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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