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아! 역전 스리런' 정병곤, 통한의 파울 홈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24 21: 36

환호와 탄식이 대구구장을 들었다 놨다. 삼성 정병곤(23)의 파울 홈런이 삼성에는 통한의 순간이 됐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7 완패를 당했다. 선발 윤성환이 5회를 채우지 못하며 안타 10개를 맞고 무너진 게 치명타였다. 그에 못지않게 타선의 침묵도 뼈아팠다. 1회 박석민의 솔로 홈런으로 낸 게 유일한 득점이었다. 
삼성으로서는 2회말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1-3 역전당한 2회말 삼성은 2사 후 김태완과 이정식의 연속 볼넷으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이날 경기 첫 득점권 찬스가 포스트시즌 데뷔 첫 타석을 앞둔 정병곤에게 딱 걸렸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키플레이어 정병곤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정병곤은 볼카운트 1B1S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의 3구째 몸쪽으로 들어온 직구를 기다렸다는듯 잡아당겼다. 맞는 순간 큰 타구임을 직감케 했다. 순간 대구구장 3루측 덕아웃에서 삼성 선수들이 일제히 튀어나왔고, 삼성팬들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했다. 정병곤의 인생 역전 홈런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타구는 애석하게도 좌측으로 휘었고, 폴대 밖으로 빠져나갔다.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홈런성 타구였지만 결과는 파울. 환호로 뒤덮였던 대구구장은 일순간 탄식으로 가득했다. 반면 1루측 두산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파훌 홈런에 대구구장이 크게 들썩였다. 
그 순간 누구보다 아쉬운 이가 정병곤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타석이 남아있었다. 4구째 볼을 골라낸 뒤 5구째 공을 파울로 커트하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노경은의 6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방망이가 헛돌아 삼진으로 물러났다. 삼성의 찬스도 날아갔고, 흐름은 두산으로 넘어갔다. 
야구에서 '만약'은 쓸데없는 가정이다. 하지만 만약 정병곤의 타구가 파울이 되지 않고 홈런이 됐다면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될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 데뷔 첫 타석 역전 스리런 홈런이라는 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그러나 타구는 얄궂게도 폴대 밖으로 벗어났고, 정병곤의 인생 역전 스리런 홈런도 함께 날아가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정병곤의 활약은 준수했다. 5회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며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7회 이원석의 빠지는 타구에 몸을 날려가며 아웃시키는 등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삼성의 완패와 함께 깜짝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삼성과 정병곤에게는 통한의 파울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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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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