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첫 손맛’ 김현수, KS 잔혹사 대탈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24 21: 37

국내를 대표하는 타자지만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는 그 이미지가 더 크게 남아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뽑아냄으로써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현수(25, 두산)가 장쾌한 홈런과 함께 잔혹사 끊기에 나섰다.
김현수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좌익수 및 3번 타자로 출전, 3-1로 앞선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윤성환의 114㎞짜리 커브를 제대로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의 큰 홈런이었다. 김현수의 포스트시즌 통산 6호 홈런, 한국시리즈에서는 개인 통산 12경기 만에 나온 첫 홈런이었다. 김현수가 분위기를 가져온 두산은 7-2로 이기며 가장 중요하다는 첫 판을 잡았다.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일단 당시 상황이 그랬다. 두산이 3-1로 앞서 있었지만 윤성환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는 흐름이었다. 누가 먼저 1점을 뽑아내느냐의 싸움이었고 불펜이 약한 두산으로서는 추가점이 절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안타 몇 개 없이 김현수가 큰 것 한 방으로 단숨에 1점을 뽑아냈다. 이 홈런은 윤성환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윤성환은 이후 3안타를 연속으로 맞으며 추가 2실점했고 두산은 분위기를 지배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김현수에게 한국시리즈는 결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2007년 SK와의 첫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2할3푼8리에 단 1개의 타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하고 나선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역시 SK의 벽에 가로 막혔다. 타율은 4푼8리(21타수 1안타)에 그쳤고 병살타를 두 개나 쳤다.
이런 장면은 “가을에 약하다”라는 김현수를 상징하는 장면이 됐다. 스스로에게도 큰 부담이 됐다. 실제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2할5푼1리에 불과했다. 자신의 정규시즌 통산 타율(.316)에 비하면 한참 떨어졌다. 올 시즌도 이런 오명이 이어지는 듯 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때는 6푼7리, LG와의 플레이오프 때는 2할에 그쳤다. 발목 부상이 김현수를 괴롭히며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는 나서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타격감은 이날 좋은 타구를 수차례 만들어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날카로운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삼성 1루수 채태인의 다이빙캐치에 걸렸을 뿐 잘 맞은 타구였다. 3회에도 좌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역시 최형우의 호수비에 땅을 쳤다. 하지만 5회에는 상대 수비수들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까마득한 곳으로 공을 날리며 완전히 살아난 감을 과시했다. 기록은 5타수 1안타에 불과했지만 내용이 좋았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4번 기용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김현수가 두산에서 얼마나 중요한 타자인지를 말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현수가 자리를 잡아야 두산 타선도 안정감을 찾는다. 여기에 상징적 의미도 있다. 누가 뭐래도 두산의 간판 타자는 김현수다. 김현수가 부진하면 팀 타선 분위기도 덩달아 죽는다. 반대로 김현수가 펄펄 날면 나머지 타자들의 어깨도 가벼워진다. 김현수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은 그런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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