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격수 손시헌(33)이 8년 만에 맞이하는 한국시리즈 무대서 삼성 킬러 본능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손시헌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첫 선발출장이지만, 삼성전에 유난히 강했던 경험을 살려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통산 삼성전 타율 3할3푼3리, 대구구장 타율 3할5푼9리를 기록 중인 손시헌은 이날도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2회초 2사 1, 3루에서 맞이한 첫 번째 타석에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의 슬라이더를 통타, 팀의 2-1 역전을 이끈 결승타를 쳤다. 4회초 2사 1루 두 번째 타석 또한 좌전안타로 2사 1, 2루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선 신용운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작렬, 두산은 6점차로 삼성을 따돌리며 승리에 다가갔다.
손시헌은 2004시즌부터 군복무에 임했던 2007, 2008시즌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서 부동의 유격수였다. 강한 어깨와 날렵한 풋워크로 리그 최정상급 수비를 펼쳤고 타석에선 한 방과 클러치 능력을 겸비, 하위 타선의 4번 타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좀처럼 공수에서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결국 손시헌은 주전 자리를 김재호에게 내줬다. 포스트시즌서도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을 제외하면 김재호가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주춤했던 손시헌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인, 한국시리즈 1차전서 진가를 드러났다. 만점활약으로 기선제압의 중심이 됐고 삼성킬러 이미지도 되살렸다. 2005년 자신의 첫 번째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상대로 타율 15타수 1안타 실책 1개를 범하며 부진했던 것을 8년 만에 갚았다.
손시헌은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에게 2번 연속으로 홈런을 기록한 유일한 타자이기도 하다. 이제 막 한국시리즈의 첫 번째 문이 열린 가운데, ‘작은 거인’ 손시헌의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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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