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의 첫 판이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쳤는데도 지치지 않는 두산이 투타의 우위를 앞세워 선착팀 삼성을 잡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산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노경은이 상대를 1실점으로 막는 노련한 투구와 김현수 손시헌의 홈런포 등 장단 12안타를 터트려 7-2로 완승을 거두고 먼저 1승을 낚았다.
이로써 두산은 통산 4번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작년까지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무승부를 제외한 30번의 1차전 경기에서 이긴 팀이 우승한 확률은 80%(24차례)에 이른다. 20일을 쉬고 나선 삼성은 경기 감각을 찾지 못하며 중요한 첫 판을 내주었다.
선발대결에서 데이터가 엇갈렸다. 양팀 선발 삼성 윤성환과 두산 노경은은 모두 상대에게 약했다. 윤성환은 두산전 1승3패 방어율이 5.91에 이르고 노경은은 삼성전에서 2패 방어율 4.97를 기록했다. 서로 약한 선발을 1차전 카드로 내세웠지만 결과는 윤성환의 징크스만 확인한 셈이 됐다.
삼성의 방망이가 먼저 춤을 추는 듯 했다. 1회말 2사후 3번타자 박석민이 노경은의 높은 슬라이더를 노려쳐 왼쪽 담장을 넘겨 기분좋게 출발했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삼성으로 넘어오는 듯 했는데 윤성환의 구위가 그다지 신통치 못했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2회초 강력한 응집력을 과시했다. 1사후 홍성흔이 우익수 앞에 안타를 쳤다. 이원석이 방망이를 헛돌렸지만 오재원 볼넷 이어 최재훈 우중간 동점타, 선발출전한 손시헌이 역전 중전적시타, 이종욱이 우익수 앞 적시타를 차례로 터트려 3-1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2회 공격이 아쉬웠다. 2사후 김태완과 이정식이 연속 볼넷을 얻어냈다. 부상으로 빠진 김상수 대신 첫 출전한 정병곤이 흔들린 노경은을 상대로 좌월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폴을 살짝 비켜가는 불운에 울었고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두산은 5회 승기를 잡았다. 1사후 김현수가 오른쪽 담장너머 타구를 날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이어 최준석 좌전안타, 홍성흔 우전안타와 윤성환의 폭투로 2,3루 기회를 잡았고 이원석이 중월 3루타를 날려 6-1까지 달아났다. 두산은 6회 공격에서도 손시헌이 좌월 솔로아치를 그려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컨택위주의 타법으로 윤성환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한 것이 승인이 되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9경기를 벌이고 왔지만 타선이 전혀 지치지 않고 오히려 폭발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출전한 손시헌은 역전타, 쐐기홈런 등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선발 노경은 투구수가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타선의 화끈한 지원까지 받으며 6⅓이닝동안 7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4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고 한국시리즈 첫 출전에서 첫 선발승의 대어를 낚았다. 변진수와 정재훈, 윤명준, 오현택이 바통을 이어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성 윤성환은 4⅓이닝동안 4개의 탈삼진을 기록했으나 10피안타 1볼넷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조현근과 신용운, 권혁, 심창민을 차례로 올렸지만 선발이 일찍 무너진 것이 패인이 되었다. 삼성은 9회말 1사 1,3루에서 이지영의 내야땅볼로 한 점을 추격하는데 그쳤다. 앞선 8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도 최형우가 1루 땅볼로 물러난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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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