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아시아 정상과 K리그의 자존심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도전한다.
FC서울이 올 시즌 가장 큰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3년 아시아 최고의 팀을 결정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K리그의 아시아 2연속 제패를 위한 가장 중요한 한 판 승부가 될 예정이다.
이번 ACL 결승전은 서울 뿐만 아니라 K리그의 브랜드 네임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경기다. 서울은 K리그를 대표해 ACL 역사상 최초로 5년 연속 결승 무대에 올랐다. 특정 국가의 리그팀이 ACL 결승에 5년 연속 진출한 것은 아시아 클럽 대항전이 출범한 1967년 이후 처음이다. 포항(2009), 성남(2010), 전북(2011), 울산(2012), 서울(2013)로 이어진 전인미답의 대기록이다. 서울이 올 시즌 ACL 우승에 성공하면 지난 시즌 울산에 이어 2년 연속 K리그가 아시아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ACL 결승에 오른 서울은 팀의 명예는 물론 K리그의 명예까지 한 번에 드높여야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됐다. 지난 시즌까지 단판으로 치러진 ACL 결승전이 올 시즌을 앞두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재변경된 것이 오히려 서울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K리그 팀들이 결승전 단판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재변경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서울은 '아시아의 맨시티' 광저우를 상대로 전력으로 맞부딪힐 두 번의 기회를 얻었다.
바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은 서울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열쇠다. 서울은 침대축구와 10만 관중의 위협으로 유명한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원정에서도 밀리지 않고 ACL 결승행 티켓을 따낸 바 있다. 홈에서 실점 없이 승리를 거두고 떠난 원정길이었기에 지옥같은 이란 원정에서도 기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광저우전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이 광저우를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바뀐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잘 이용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광저우는 가시와 레이솔(일본)의 홈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4-1 역전승을 거두며 가시와의 결승 진출 꿈을 꺾었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인정되는 ACL 무대에서, 홈에서의 실점은 상상 이상으로 타격이 크다.
반대로 말하자면 홈에서 실점 없이 광저우를 틀어막을 경우 2차전 광저우 원정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올 시즌 ACL에서 최다골 기록인 13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무리퀴를 비롯, 광저우 공격의 100%를 책임지고 있는 외국인 선수 3인방의 파괴력은 충분히 검증됐지만, 서울의 베스트11이 보여주는 안정된 조직력은 광저우를 웃돈다. 중국 선수들에 비해 평균적인 기량도 한 수 위다. 해볼 만한 승부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그리고 ACL 무대서 연전연승을 거듭한 서울 선수들도 자신감에 차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 광저우 헝다는 외국인 선수 네 명을 제외하면 모두 중국 선수로 구성됐다. 공한증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최 감독의 말처럼, 광저우는 무적의 팀이 아니다. 안방을 무사히 지켜낸다면, 서울은 K리그의 자존심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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