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무자비했던 삼성 마운드, 이상기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25 06: 57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 마운드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마운드가 제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시리즈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1차전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삼성을 괴롭힐 지속적인 변수로 작용할지는 한국시리즈 3연패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윤성환이 4⅓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맞으며 6실점하며 무너졌다. 1-3으로 뒤진 5회 3실점을 한 것은 걷잡을 수 없는 타격으로 돌아왔고 결국 삼성은 그들이 자랑하는 필승 계투조를 불펜에 올려보지도 못한 채 뼈아픈 1패를 당해야 했다.
지난 2년간 삼성의 필승공식은 선발 투수가 잘 버티는 가운데 타선이 승리에 필요한 득점을 뽑아내고 6회 이후 강력한 불펜진이 승리를 지키는 것이었다. 타자들의 몫도 중요했지만 방망이에는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마운드의 힘으로 얻어낸 한국시리즈 2연패라고 봐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는 정규시즌 뿐만 아니라 최고의 팀들이 격돌하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유효했다.

실제 지난 2년간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허용한 실점은 경기당 2.55점에 불과했다. 선발부터 계투, 그리고 마무리 오승환까지 무자비한 면모가 있었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직행의 이점을 얻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마운드가 상대 타선을 압도했음을 알 수 있다. 휴식 탓에 실전 감각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는 타선이 2년간 1차전에서 각각 2점과 3점 밖에 뽑아내지 못했음에도 1차전을 모두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마운드 덕이다. 그런데 올해는 1차전부터 흐름이 꼬였다.
이상징후는 또 있다. 2선발감으로 유력시되던 장원삼은 2차전 이후로 선발이 밀렸다. 휴식 기간 중 구위가 그렇게 좋지는 못했던 영향이 있다. 2차전 선발로 내정된 릭 밴덴헐크는 정규시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계투진도 지난 2년간의 위용에 비해서는 약해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현욱 권오준이라는 기존의 필승맨들이 이적과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큰 경기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두산의 강점은 어디까지나 타선이다. 1차전에서도 타선의 응집력이 결국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강점을 최대한 지워내는 쪽이 승리하는 법이고 삼성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도 지키는 야구다. 삼성이 이런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1차전 패배는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한국시리즈는 4번을 먼저 이겨야 하고 정상이라는 전제 하의 삼성 마운드는 충분히 이를 이뤄낼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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