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것 같지 않다”.
두산이 삼성을 꺾고 한국시리즈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아직 숫자 놀음에 불과하지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80%가 됐다.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지만 어느새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에 손을 뻗쳤다.
두산은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투타 모두 삼성을 압도한 끝에 삼성을 7-2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1승. 3일 휴식을 취한 두산의 방망이가 3주 쉰 삼성 방망이를 이겼다.
전날 1차전 경기를 앞두고 두산 왼손 에이스 유희관은 “팀 분위기가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의 팀 분위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한 마디였다. 유희관은 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때와 마음가짐이 똑같다. 느낌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희관은 “이런 운들이 너무 한 번에 찾아온 것은 아닌지 의아할 정도다”라며 두산의 기적 같은 상승세를 표현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후 3연승으로 반전의 드라마를 썼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향상된 경기력과 수비력으로 LG에 3승 1패로 이기고 시리즈를 통과했다. 어느새 한국시리즈 문턱까지 왔다.
플레이오프 이후 3일 밖에 쉬지 못한 두산이었지만 3주를 쉰 삼성보다 뒤질 것이 없었다. 체력은 3일 휴식으로 충분해보였고 경기력은 삼성보다 우위를 점했다. 삼성이 쉬고 있는 동안 두산은 9경기 실전 경기를 통해 공격과 수비 모두 탄탄해졌다. 야구 해설위원들도 갈수록 두산이 제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훈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 20일 OSEN과의 통화에서 “두산이 지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다르다. 3일 휴식을 취했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보다 부담이 적다. 체력적 부담을 잊고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력에서도 두산보다 삼성이 앞선다”고 두산의 우세를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경기력이 삼성보다 앞섰다. LG와의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 결장한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개인 통산 첫 홈런을 터뜨렸고 홍성흔도 멀티 안타를 때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포스트시즌 9경기 연속 선발 출장 자리를 김재호에게 내줬던 손시헌도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방망이에 불이 났다.
선발 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늘 그랬듯 제 몫을 다했다. 노경은은 삼성 윤성환에 KO 승을 거뒀다. 타선은 12안타를 때리며 정규리그 팀 타율 1위 팀임을 과시했다. 두산은 올해 가을야구에서 '질 것 같지 않은' 팀으로 변모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도 않는다. '팀' 두산의 상승세가 가을야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rainshin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