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숲속의 마녀’, 단막극이니까 가능한 의미 있는 실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25 08: 35

MBC 단막 드라마 시리즈 ‘드라마 페스티벌’의 네 번째 이야기 ‘잠자는 숲속의 마녀’가 복합 장르와 신선한 소재로 안방극장에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놨다.
‘잠자는 숲속의 마녀’는 MBC가 신인 작가와 배우를 배출하고, 새로운 연출과 기술을 시도해 방송 콘텐츠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 페스티벌’의 10부작 이야기 중 4번째 작품이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 이 드라마는 미스터리와 로맨스, 코믹이 더해진 복합 장르. 시종일관 음산한 분위기를 형성한 가운데, 아미 역의 황우슬혜와 힘찬 역의 박서준이 만드는 사랑스러운 조합이 마지막에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는 고등학교 과학실 폭발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으로 지냈던 아미(황우슬혜 분)가 16년 만에 눈을 떴을 때, 처음 만난 힘찬(박서준 분)과 겪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아미가 기억을 잃은 가운데, 힘찬은 폭발사고 당시 한 고등학교에 다녔던 친구들이 모두 아미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심을 품는다. 힘찬이 왜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미의 사고 기억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지 역시 의심스럽고, 아미의 주변 인물들 모두 비밀을 품고 있어 추리에 추리를 더하게 된다.
결국 몇 번의 반전 끝에 아미가 찾고자 했던 남자친구가 사실은 폭발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었으며, 폭발사고를 당한 아미를 구하려고 했던 교사는 사망, 이 교사의 아들이 힘찬이라는 진실이 파헤쳐졌다. 힘찬은 아버지와 아미의 불륜을 의심해 사고의 진실을 알고자 했던 것. 아미의 남자친구는 병원 이사장 아들이었고, 이사장은 아들이 일으킨 사건을 묻고자 당시 아미의 친구들이 모두 병원에서 일할 수 있게 도운 충격적인 진실이 공개됐다.
하지만 또 다른 반전이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사고를 일으킨 후 도망간 줄만 알았던 아미의 남자친구가 사실은 죄책감에 시달려 아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는 진실이 튀어나왔다. 이 드라마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과학실 폭발사고에 얽혀있던 이들이 모두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전개됐다. 결국 이 드라마는 모두의 화합을 다루며, 사고의 피해자인 아미는 깨어난 후 주변인물들의 상처를 보듬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잠자는 숲속의 마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과 미스터리 장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든 로맨스의 결합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 가운데, 중반 이후 귀여운 로맨스를 펼친 황우슬혜와 박서준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유려한 영상 연출과 기존 드라마와 차별점을 두는 색다른 구성은 단막 드라마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여기에 황우슬혜의 고등학생 정신연령을 가진 34살 여자 아미 연기는 진짜 고등학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말투에 있어서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을 통해 ‘대세남’이 된 박서준은 특유의 귀여우면서도 진중한 매력을 뽐내며 다시 한번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jmpyo@osen.co.kr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