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크린에서 돋보이는 젊은 배우들은 크게 아이돌 출신과 모델 출신으로도 나눌 수 있다. 청춘 스타들의 부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하는 충무로에서 출신 분야의 자존심을 건 이들이 격돌한다.
- 아이돌 출신 : 이준, 최승현, 임시완, 박유천 등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엠블랙)은 떡잎부터 남다른 연기자라는 평을 듣고 있다. 아이돌로서는 도전하기 힘든 베드신을 과감하게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자신감을 보여줬다. 영화 흥행을 넘어 연기자 이준은 건졌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승현(빅뱅 탑)은 영화 '동창생'으로 '포화속으로' 이후 3년만에 스크린 복귀한다. 이 작품은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을 지키려면, 남으로 내려가 공작원이 되라는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소년의 운명을 담은 작품. 극 중 열 아홉 소년 '명훈'을 연기한 최승현은 어떤 임무라도 수행해야 하는 남파 공작원이라는 역할을 위해 수많은 부상을 입으며 다양한 액션을 소화했다. '포화속으로'를 통해 이미 신인 영화배우의 탄생을 알린 그다. 선배 연기자들로부터 배우로서 존재감이 상당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미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반짝이는 가능성을 보인 임시완(제국의아이들)은 충무로 관계자들이 사랑하는 젊은 남자 배우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대선배들인 송강호, 곽도원 등과 호흡을 맞춘 영화 '변호인'으로 올해 말 관객들을 찾을 예정. '변호인'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인권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단순한 상업영화가 아닌, 시대의 아픔을 녹여낸 이 작품에서 임시완은 고문당하는 청년을 연기, 실제로 고문 전문가 역을 맡은 곽도원에게 눈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맞는 연기를 소화해내기도 했다. 곽도원은 "내가 그간 함께 연기했던 아이돌 멤버 중 가장 잘했다"고 그의 연기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박유천(JYJ)은 봉준호 감독과 손을 잡고 스크린 데뷔식을 치른다. 그가 주인공으로 나서는 영화는 '해무'.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제작에 나서 눈길을 끄는 동시에 '살인의 추억' 각본에 참여했던 심성보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2007년 초연된 동명의 연극 '해무'를 원작으로 밀항선을 타고 망망대해에 오른 선원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충무로 대표 연기파 김윤석에 이어 박유천까지 승선하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다. 내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을 전망.

- 모델 출신 : 김윤혜, 이종석, 김우빈 등
차승원, 강동원, 공유, 소지섭, 조인성, 공효진, 신민아, 한예슬 등의 공통점은 모두 런웨이에서 브라운관, 스크린으로 옮겨 온 모델 출신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올 하반기 극장가에는 이름만 들어도 핫한 1세대 모델 출신 배우들의 뒤를 이을 20대 남녀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김윤혜는 '소녀'에서 특유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폭발시킨다. '소녀'는 강원도 산골의 호수를 무대로 음산하고 묘한 소년과 소녀의 애틋한 멜로를 다룬 '핏빛로맨스'로 사랑하면 할수록 가해자가 되는 소년과 피해자가 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윤혜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모델 활동을 하던 시절 쌓은 강렬한 눈빛과 섬세한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최적의 캐스팅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눈빛과 표정, 몸짓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모델 활동으로 연기의 기초를 쌓은 그에게 최적의 배역이었다는 평.
모델 출신 20대 남자배우들은 무엇보다 훤칠한 비주얼로 시선을 압도한다.
이종석은 '노브레싱'에서 수영 선수로 분해 활약을 보여준다. '학교 2013'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안방스타 자리에 오른 그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노브레싱'은 한국영화 최초로 수영을 소재로 한 스포츠 엔터테이닝 무비로 어릴적부터 라이벌로 자란 두 남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경쟁하는 모습을 그려낸다.
역시 '학교 2013'으로 뜬 김우빈은 곽경택 감독의 '친구2'에서 장동건의 아들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에 도전한다. 현재 SBS '상속자들'을 통해 강한 카리스마를 뽐내며 여심을 흔들고 있는 그이기에 기대가 남다르다. 꽃미남 스타일은 아니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마스크가 스크린에서 그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지난 2001년 개봉해 8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장동건, 유오성 주연 영화 '친구'의 속편인 이 영화에서 김우빈은 단체 패싸움의 주동자로 감옥에 수감돼 그 곳에서 준석(유오성 분)을 만나 그의 조직원이 되는 최성훈 역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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