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리피(65) 광저우 에버그란데 감독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FC 서울은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맞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1차전을 치른다. 결전을 앞둔 25일 오전 같은 장소에서 공식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리피 감독의 인터뷰는 절반이 주최측 서울과 한국언론에 대한 불평불만이었다. 그는 “어제 서울이 연습구장을 제공하지 않아 선수들이 호텔에서 몸을 풀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데 광저우는 이미 연습구장에 조명시설이 없는 것을 2주 전에 확인했다. 입국 후 입장을 바꿔 무리한 요구를 해온 것이다. 주최측 서울의 준비는 아시아축구연맹(AFC)규정상 전혀 하자가 없는 상태다.

리피가 비판한 대상에는 한국 언론도 포함됐다. 공식인터뷰 전 한 매체는 “광저우가 아시아축구연맹이 지정한 호텔이 아닌 다른 호텔서 묵는다. 리피 감독은 인터뷰 장소도 호텔에서 하길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전해들은 리피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세계적 명장이 한국언론의 보도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취재진들 역시 한국을 지나치게 의식했다. 리피 감독은 “비록 우리는 공평한 대우를 받지 못했지만 서울이 광저우에 오면 조명시설이 갖춰진 구장을 제공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 때 중국 기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리피를 옹호했다.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각국 언론사 취재진들이 모두 모인 자리서 특정집단을 비하하는 행동은 언론인으로서 상식이하의 행동이다.
이어 한 중국기자는 최용수 감독에게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이 리피 감독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했다. 해당 기자는 진행 측의 제지를 받고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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