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아웃' 이천수, 사라진 월드컵 무대 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10.25 17: 30

이천수(32)가 최근 폭력사건으로 소속팀 인천 유나이티드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월드컵 출전 꿈이 아득히 멀어지게 됐다.  
인천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천수의 폭행시비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인천은 구단 임직원 및 코칭스텝으로 구성된 상벌위원회를 통해 이천수에게 2013-2014시즌 잔여경기 출전정지, 2000만 원의 벌금, 사회봉사 명령 100시간, 재발방지 각서 및 사과문게시 등 구단 최고 중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천수의 2014 브라질월드컵 출전 꿈도 사실상 힘들어지게 됐다. 인천과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이지만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이 불가한데다가 또 한 번 구설수에 오르며 악동 이미지를 벗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올 시즌 임의탈퇴에서 풀려났다. 그는 지난 2009년 전남에서 무단 이탈하며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을 감행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코칭 스태프였던 박항서 감독(상주 감독), 하석주(전남 감독), 김봉수(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와 갈등을 빚으며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을 거치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이천수는 지난 시즌 전남 홈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전남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임의탈퇴를 철회하며 그라운드에 설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천수는 지난 3월 31일 고향팀인 인천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꼭 1381일 만이었다.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돌아온 영웅을 반겼다. 이천수도 "팬들의 함성이 그리웠다. 가슴이 뜨거웠고 행복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돌풍의 팀인 인천의 주역으로 거듭났다. 전성기 시절엔 못 미쳤지만 발은 여전히 빨랐고, 킥도 날카로웠다. K리그 19경기에 출전해 2골 5도움을 기록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국가대표 복귀설도 솔솔 피어나왔다. 박지성, 이영표 등이 은퇴한 A대표팀엔 이천수 같은 베테랑이 필요했다. 그는 지난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고, 2006 독일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았던 경험자였다.
간절했다. 월드컵은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이다. 이천수는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출전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에 갈 수 있다면 물이라도 나르겠다"던 이천수의 꿈은 결국 일장춘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순간의 실수가 축구 인생에서 돌이키지 못할 강을 건너게 했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