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류중일 삼성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1차전 패배보다 박한이의 왼손 중지 부상 때문.
박한이는 24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 1-3으로 뒤진 3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노경은의 4구째 공에 기습적으로 번트를 댔다. 번트가 투수 쪽으로 향했지만 박한이는 1루로 전력 질주하며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아웃이었고 슬라이딩 후 박한이는 왼쪽 중지 통증을 호소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곧바로 교체될 것으로 보였던 박한이는 8회초 수비까지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박한이는 이날 오전 구단 지정병원에서 주사 치료를 받았고 타격 훈련에 나섰지만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류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 본인은 하려고 하는데 왼손 중지를 다쳐 방망이를 받쳐주는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어 류 감독은 "항상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지 마라고 하는데 습관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자아냈다.
두산의 2차전 선발 투수는 더스틴 니퍼트. 박한이는 올 시즌 니퍼트와의 상대 전적에서 타율 7할5푼(4타수 3안타)으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그래서 일까. 류 감독의 표정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한편 삼성은 박한이 대신 정형식을 2번 우익수로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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