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삼성 마무리 오승환(31)이 괴력의 탈삼진쇼를 펼쳤다. 그러나 4이닝 퍼펙트 이후 첫 안타가 홈런이 돼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오승환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9회 1-1 동점 상황에서 구원등판, 4이닝 탈삼진 8개 포함 1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4이닝 12타자 연속 퍼펙트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첫 안타가 오재일의 홈런으로 이어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4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지만 팀 패배와 함께 빛을 잃었다.
오승환은 1-1 동점으로 맞선 9회초 1사 1루에서 구원등판했다. 안지만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을 과감하게 투입하며 총력전을 벌였다. 오승환은 정수빈의 번트로 계속된 2사 2루에서 임재철을 151km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연장 10회초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괴력의 삼진쇼를 펼쳤다. 김현수를 142km 고속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오승환은 오재일도 151km 직구를 결정구삼아 역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홍성흔마저 146km 묵직한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두산의 방망이를 완벽하게 잠재웠다.
11회에도 오승환의 삼진쇼는 멈추지 않았다. 김재호를 150km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오승환은 오재원마저 바깥쪽 높은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요리했다. 6타자 연속 삼진으로 2010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 상대로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한 김광현과 함께 한국시리즈 최다 타이 기록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1회까지 투구수 43개로 막은 오승환은 12회에도 손시헌과 임재철을 각각 149km 직구, 153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2개의 삼진을 추가했다. 한 경기 탈삼진 8개는 지난 2005년 오승환의 프로 데뷔 이후 개인 최다 기록. 13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개인 최다 4이닝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총 투구수 53개.
삼성은 선발 릭 밴덴헐크의 5.2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이 터지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6회 2사 1,2루 위기가 되자 좌완 차우찬을 투입하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8회 차우찬이 김현수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구원등판한 안지만이 최준석에게 볼넷을 허용한 다음 김재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팽팽한 0의 균형이 삼성 불펜에 의해 깨진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8회말 채태인의 우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만들었고, 9회 안지만이 흔들리자 곧바로 '최후의 보루' 오승환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승환은 6타자 연속 탈삼진 포함 압도적인 투구로 두산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그러나 삼성은 10~11회 2이닝 연속 끝내기 기회를 제발로 차버렸고, 퍼펙트 피칭을 한 오승환에게도 한계가 오고 있었다. 오승환이 홈런을 맞고 내려간 뒤 삼성은 추가 3실점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오승환이 아니었더라면 일찌감치 졌을 경기, 그래서 더 외로운 역투였다.
waw@osen.co.kr
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