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라는 결정적 기회에서 필요했던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절호의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친 삼성이 홈에서 2연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1로 맞선 연장 13회 오재일에게 결승 솔로포를 얻어맞은 뒤 붕괴, 결국 1-5로 졌다. 1차전에서 2-7로 진 삼성은 안방에서 두 판을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타선이 극심한 정체에 시달렸다.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게 6이닝 동안 1점도 뽑지 못했다. 0-1로 뒤진 8회 홍상삼을 상대로 1점을 뽑아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그 이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8회 1사 1,2루에서 이승엽 김태완이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점을 뽑지 못한 것이 첫 번째 패착이었다. 오승환의 존재를 생각하면 적시타 하나가 연장 없는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연장 10회에는 1사 만루에서 다시 이승엽에게 기회가 왔으나 이승엽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대타 우동균을 투입했으나 역시 유격수 뜬공에 그치며 다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11회에도 끝내기 기회가 있었다. 선두 진갑용이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정현의 희생번트, 배영섭의 볼넷으로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진 2사 1,3루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박석민을 또 다시 고의사구로 거르며 강명구를 선택했지만 강명구는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다시 잔루 세 개가 추가됐다.
반면 두산은 10회와 11회 고의사구 전략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지며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연장 13회 오재일의 홈런 이후에는 안타 2개와 볼넷, 그리고 상대 실책까지 등에 업고 3점을 더 추가하는 응집력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기회가 많았던 쪽은 오히려 삼성이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자에게 승리의 여신은 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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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