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 전원이 정예 멤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막강 선수층을 앞세운 두산의 기적이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하고 있다.
두산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3회 연장 혈투 끝에 오재일의 결승 솔로포에 힘입어 5-1 승리, 원정 두 경기를 모두 챙기고 잠실로 향했다.
야수진 깊이의 승리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기선제압을 이끈 손시헌은 2차전서도 13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주전 유격수로 나온 김재호는 8회초 선취점을 이끈 안타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두 내야수의 동반 활약이 있었기에 두산의 대구 원정 2연승도 가능했다.

승리의 수훈갑이 된 오재일 또한 8회말 대수비로 경기에 나선 후 승부를 가른 결정적 한 방을 터뜨렸다. 막바지 그라운드에 선 양의지도 오재일의 홈런 다음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리고 득점에 성공, 삼성으로 하여금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불펜진 또한 선전을 이어갔다. 두산 불펜은 1차전 변진수 정재훈 윤명준 오현택으로 2⅔이닝 1실점으로 리드를 지킨 바 있다. 2차전에선 윤명준과 정재훈이 불펜진의 주인공이었다. 윤명준은 10회말 1사 3루 끝내기 위기를 극복, 두산을 벼랑 끝에서 살려냈다. 정재훈 또한 11회말 1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윤명준에 이어 끝내기 찬스를 이겨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한국시리즈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3.8%. 2연승으로 시리즈를 시작한 16번 중 15번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1, 2차전 승리 후 우승에 실패한 유일한 팀이 2007시즌의 두산이었다. 당시 두산은 SK와의 한국시리즈서 문학 원정 1, 2차전을 다 가져갔지만 이후 거짓말 같은 4연패를 당해 고개를 숙였었다.
물론 당시의 두산과 지금의 두산은 차이가 있다. 2007시즌의 두산이 다니엘 리오스와 김동주 등 특급 선수 몇 명에게 전력이 집중되어 있었다면, 2013시즌의 두산은 MVP급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지만 힘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비로소 힘의 균형을 갖춘 두산이 2007년부터 생긴 ‘만년 2인자’ 이미지에서 탈피, 결자해지를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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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