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이 안 났어요. 어, 이거 내가 친 건가 싶어서”.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터뜨린 홈런은 팀의 원정 2연승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 좌타자 오재일(27)이 값진 천금 결승포로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오승환(31)을 깼다.
오재일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 1-1로 맞선 연장 1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승환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1점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은 삼성을 5-1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을 기록했다.

경기 후 오재일은 “전 타석에서 직구로 삼진 당해 다음은 직구를 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오승환 선배의 직구가 좋으니까”라며 “알고 스윙해도 안 맞는 공인데 맞았다. 진짜 잘 맞았는데 타구 보며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진짜 내가 친 홈런인가 싶었다”라며 생경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24일) 홈런포를 친 김현수에게 골무를 빼고 치라는 조언을 했던 원조 골무 제거 타자인 오재일은 “시즌 중 빼고 쳐 보니 느낌이 괜찮더라. 현수가 왜 골무를 빼는 지 물어봐서 느낌이 괜찮다고 했다. 현수가 그 말을 듣고 계속 고민하다가 어제 빼고 홈런을 쳤다더라”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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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