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혼자’, 뭉치니까 더 즐거운 1+1 수난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10.26 07: 30

가수 데프콘은 30살이나 많은 선배 배우 김용건과 제주도 여행을 마친 후 말끝을 흐렸다. 그는 다음 여행도 함께 하겠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좋은데...좋은데...”라며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데프콘의 말대로 혼자 사는 스타들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언제나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서로 맞춰가는 일이 고됐던 ‘나 혼자 산다’ 출연자들의 동행은 웃음도 2배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는 지난 25일 ‘나 혼자 산다 1+1’이라는 주제로 김용건과 데프콘이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나고, 노홍철과 양요섭이 인테리어를 꾸미는데 도전했으며, 김광규와 전현무가 난지도 캠핑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는 이 프로그램은 모처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스타들의 마냥 즐겁지만 않은 동행기를 다뤘다.
이들의 행복할 것만 같았던 동행은 사실 수난에 가까웠다. 여행에서 볼거리를 즐기는 것보다 먹는 일에만 집중하던 데프콘은 김용건의 다채로운 여행기에 진이 빠졌다. 끊임 없이 음식을 먹어대 결국 소화제까지 먹기도 했던 그는 제주도 이곳저곳을 누비는 김용건의 놀라운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 식도락보다 볼거리와 체험에 집중한 김용건은 데프콘과의 여행에 매우 만족해 했다. 하지만 데프콘은 달랐다. 그가 멋진 제주도 바다를 배경으로 라면으로 식사를 때우는 처량한 모습은 웃음을 유발했다.

혼자 살기는 해도 노홍철처럼 집을 꾸미는 일에 관심이 없는 양요섭도 당황스러운 순간이 이어졌다. 노홍철은 양요섭이 필요한 물건을 선물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양요섭에게 필요한 물건이 없었던 것. 그는 “양요섭 회원님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샀다”면서 요상하기 그지 없는 물건들을 들이밀었다. 그중에서도 남성 소변 조준 파리 스티커는 양요섭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양요섭은 독특한 사고와 생활 방식을 가진 노홍철의 따뜻하면서도 놀라운 집착에 “(노홍철) 회장님은 집착이 심하시다”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노총각 김광규와 전현무의 캠핑도 다르지 않았다. 두 남자가 함께 떠난 캠핑은 고되고 처량했다. 대화는 뚝뚝 끊겼고, 초보 캠핑자답게 어려움이 곳곳에서 표출됐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아한 캠핑을 기대했던 이들은 부산스럽고 힘든 고생을 하게 됐다. 음식을 한번 해서 입까지 넣는데 3시간여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다. 밥을 먹고 치우지도 않고 잠을 잤다가 깜깜한 밤이 돼서야 눈을 뜬 두 남자는 외로움에 사무쳤다. 여성 스타들을 부르기 위해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었지만 결국 찾아온 것은 신혼 생활 재미에 빠진 샘 해밍턴. 샘 해밍턴은 아내 자랑에 흠뻑 빠졌고, 김광규의 외로움은 더해갔다. 두 사람은 “남자들끼리 캠핑 오는 것은 아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혼자 산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없는 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은 걸림돌이 많았다. 데프콘은 김용건과 다음 여행을 오겠느냐는 질문에 “다른 회원님들도 대부님과 여행을 해봐야 한다. 좋은데...좋은데...내가 많이 준비를 해야겠다”고 우회적으로 여행을 즐기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고 내비쳤다. 인테리어 꾸미기에 나선 노홍철과 양요섭도, 함께 야심차게 캠핑을 떠났던 김광규와 전현무도 다음의 동행을 기약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 서로가 너무도 달라 뭉쳐있기만 해도 즐거웠던 수난기는 이날 ‘나 혼자 산다’를 평소보다 크게 웃음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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