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이 듬뿍 담긴 ‘어서오세요’가 안방극장을 뿌듯하게 했다가, 뜨끔하게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 학생들의 한국어 공부에 대한 열의에 감동을 받기도 하고, 그들의 한국 사랑에 반성을 하게 만들었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웰컴 투 한국어학당 어서오세요’에서는 터키에 이어 태국 학생들이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기회를 얻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 학생들 중 장학생 1명을 선발해 1년 동안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과정을 담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분투하는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한 공익성 예능.

이미 두 번에 걸쳐 방송된 터키 편을 통해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어서오세요’는 두 번째 국가인 태국 편에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즐거움을 형성했다. 태국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대화를 통해 재미를 만든 서경석과 김정태의 조합은 담백한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도 안방극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여운이 남았다.
이날 태국 편 첫 번째 방송은 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한국어 경연이 공개됐다. ‘맞춤법’, ‘부엌’, ‘마흔 여덟’ 등 맞춤법이 쉽지 않은 단어를 술술 쓰는 남학생부터, 부산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쓰는 소녀까지 한국과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답게 유창한 실력을 보였다.
또한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황해’를 또박또박하면서도 맛깔스럽게 연기를 펼친 학생과 선미의 ‘24시간이 모자라’를 섹시하게 소화한 남학생도 있었다. ‘황해’를 연기한 학생들의 모습에 김정태는 “외국어로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어려운데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한국인 남자친구와 교제 중이거나 통역사가 꿈인 학생까지 한국과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이들의 한국 사랑은 매한가지였다.
한국인도 틀리기도 하는 맞춤법을 술술 풀고,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외국인보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관심이 적은 이들을 반성하게 했다. 단순한 재미 뿐만 아니라 전세계 퍼진 한류와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공익적인 요소가 강한 '어서오세요'가 가진 힘이었다.
이날 ‘어서오세요’는 김정태와 서경석이 한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학생들이 선정됐다. 김정태와 서경석이 훈장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친 후 벌일 한국어 경연은 다음 달 1일에 본격적으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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