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초유의 ‘도장깨기’ 포스트시즌 만드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10.26 07: 29

기적의 두산 베어스가 포스트시즌서 한국프로야구 초유의 도장깨기로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두산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서 연장 13회 혈투 끝에 5-1로 승리, 원정 2연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두산은 우승 확률 93.8%를 손에 쥐었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경우는 총 16번 있었고, 이중 15번 우승으로 이어졌다. 
두산에 있어 2차전 승리는 확률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날 두산은 포스트시즌 최장시간 혈투 끝에 삼성의 철벽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무너뜨렸다. 물론 오승환은 4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지며 한계에 직면하긴 했다. 그럼에도 두산이 오재일의 홈런으로 오승환을 이겨냈다는 것은 삼성 전체를 뛰어넘었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오승환은 지금까지 한국시리즈서 통산 8세이브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고 패전은 전무했다. 오승환이 있었기에 삼성은 2000년대 2번의 2연패도 가능했다. 두산 또한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오승환을 넘지못하고 4경기를 내리 내준 아픈 경험이 있다. 그만큼 삼성에서 오승환이란 이름 석 자는 가장 절대적인 존재를 의미했다.
이러한 오승환이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떠나자 삼성은 기둥 하나가 빠져나간 듯 순식간에 붕괴됐다. 이미 삼성 선수들의 표정은 패닉에 빠진 듯했다. 불과 1점차임에도, 10실점은 한 것 같은 표정들이었다. 전날 막강 구위를 선보인 심창민이 등판했지만 안타 폭투 볼넷 실책이 차례대로 나오며 추가실점, 사실상 무릎을 꿇었다.
주목할 부분은 두산이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상대의 막강 마무리투수를 무너뜨리며 올라왔다는 점이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2경기 연속으로 손승락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겼다. 동점을 만들고 나서 뒷심부족으로 경기는 내줬지만, 이로 인해 두산 타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게 됐다.
LG와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2차전 2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봉중근을 공략하지 못했지만, 4차전 최준석의 솔로포와 오재일의 3루타로 봉중근을 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당시 LG 또한 봉중근이 무너지자 순식간에 추가점을 허용했다. 이렇게 두산은 포스트시즌 경기마다 상위팀 마무리투수 도장깨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두산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두산은 4위팀 첫 우승이라는 대업도 달성한다. 이미 두산은 2001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모든 관문을 통과한 기록을 세웠으나 당시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3위였다. 이대로라면, 한국프로야구 최고 역전의 명수는 두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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