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내야수 오재일(27)이 ‘끝판왕’ 오승환을 끝냈다. 오재일은 포스트시즌에서 각 팀 마무리 투수를 무너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두산은 지난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5-1로 이겼다. 오재일은 결승 홈런 한 방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특급 마무리 삼성 오승환을 상대로 터뜨린 홈런은 삼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1-1로 팽팽히 맞선 연장 13회 1사후. 오재일은 삼성 오승환의 초구 151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그대로 넘겼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자 한국시리즈 첫 홈런포였다. 오재일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두산은 13회만 4점을 쓸어 담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승환은 오재일 타석 전까지 무적이었다. 4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은 오승환을 넘지 못했다. 두산은 6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타자 탈삼진 타이 기록의 상대 팀이 됐다. 그렇게 두산은 오승환에 꽁꽁 묶였다.
하지만 오재일이 오승환의 퍼펙트 투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오승환을 상대로 유일한 안타(홈런)를 오재일이 때렸다. 오재일의 홈런포로 오승환은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승환의 강판은 삼성의 패를 의미했다.
오재일은 지난 20일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LG 마무리 봉중근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두산은 7회까지 LG에 2-1로 간신히 앞섰다. 8회 선두 타자 대타 최준석이 쐐기포를 터뜨렸고 점수는 3-1.
타석에 들어선 오재일은 LG 마무리 봉중근의 6구째 공을 때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기록했다. 박용택의 실책을 묶어 오재일은 단숨에 홈까지 들어왔다. 오재일은 ‘그라운드 홈런급’ 타구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마무리 투수는 각 팀의 최종 뒷문 지킴이다. 마무리 투수가 무너지면 그 팀의 사기는 꺾일 수밖에 없다. 대구 홈구장에서 오승환이 무너진 삼성은 1패 이상의 치명상을 입었다.
오승환은 삼성을 넘어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 이날 전까지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0.69에 불과했다. 오재일이 오승환을 상대로 홈런을 때리고 나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거 내가 친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오재일의 홈런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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