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류중일의 이승엽 믿음, 마땅한 대안이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26 07: 27

삼성이 한국시리즈 1~2차전 도합 3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1차전에서 타선이 6안타 2득점으로 막힌 가운데 2차전에서는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잔루 16개 신기록을 세우며 연장 13회 접전 끝에 패했다. 대구 홈 2경기에서 불의의 연패를 당하며 충격을 입었다. 
특히 간판타자 이승엽의 침묵이 삼성에는 무엇보다 치명적으로 느껴졌다.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은 그러나 2차전에서 삼진 1개 포함 5타수 무안타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8회 1사 1·2루, 10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역전과 끝내기 기회를 날렸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2차전 팀타율이 1할7푼1리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6번 타순에서 폭탄 타선의 화룡점정으로 큰 기대를 모은 이승엽이 1~2차전 도합 9타수 1안타로 타율이 1할1푼1리에 불과하다. 특히 1·2차전에서 득점권 3타수 무안타로 찬스에 강한 면모가 온데간데 없어졌다. 

이날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은 향후 남은 시리즈에서 이승엽의 활용 여부에 대해 한참을 생각을 하더니 "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지난 3주간 1군에서 특타-웨이트 훈련으로 노력을 많이 했다"며 "타격이라는건 하루 만에 반전이 될 수 있다. 끝까지 믿어보도록 하겠다"고 신뢰했다. 
류중일 감독 특유의 믿음. 자칫, 너무 무책임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류 감독이 취할 수 있는 건 믿음밖에 없다. 냉정하게 볼 때 삼성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이승엽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은 이승엽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올 시즌 내내 이승엽이 부진할 때마다 류 감독은 "당장 이승엽을 대신할 만한 선수가 어디에 있나. 2군에 이승엽보다 나은 선수가 없다. 믿고 기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주전 선수들을 제외하면 포수 이정식·이지영, 내야수 강명구·정현, 외야수 정형식·우동균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동안의 경력이나 이름값에서 이승엽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이승엽이라는 이름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순수한 타격 능력이 좋아 지명타자 자리에 넣을만한 선수가 없다. 강봉규처럼 한 방 능력이 있는 타자도 안 보인다. 그렇다고 6번에서 타순을 더 내릴 수도 없는 노릇. 이미 7~9번 하위타선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구멍 타순이 되어있다. 6번으로 올라올 만한 하위 타자도 없다. 
결국 이승엽 스스로가 지금 처해있는 난관을 반드시 극복해내야만 한다. 두산 투수들의 몸쪽 승부에 당하고 있는 이승엽으로서는 이에 대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 삼성도 함께 방법을 찾은 뒤 이승엽을 믿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시즌 내내 이어진 삼성의 이승엽 딜레미가 한국시리즈 2연패로 더욱 깊어져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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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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