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를 이끌던 김조호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KIA 구단은 지난 25일 허영택 슬로바키아 공장 관리팀장을 새 단장으로 임명했다. 허 신임단장은 1985년 기아자동차에 입사해 기획 마케팅, 총무, 인사 관리 분야를 거쳤다. 지난 2005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 구단 부단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김조호 전 단장은 구단 상근 자문역을 맡는다.
김조호 전 단장은 지난 2007년 10월 부임해 6년 동안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타이거즈와 연고가 없었던 조범현 감독을 영입해 지난 2009년 KIA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숨은 공로자였다. 프런트의 현장간섭을 배제하는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김 단장의 합리적인 구단운영과 전폭적인 현장지원 방침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단의 인프라 개선에 많은 힘을 기울여 숙원을 해결했다. 오는 12월 완공예정인 2만2천석 규모의 최첨단 신구장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의 건립을 성사시키는 산파역을 담당했다. 신구장 건설은 번번히 건립비 때문에 벽에 부딪혔으나 광주시의 국비유치와 기아차 그룹의 300억 원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구단은 이 과정에서 광주시와 모그룹의 매개역할을 했고 실제 건립과정에서도 많은 자문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의 지원을 받아 함평의 'KIA 챌린저스 필드'도 완공시켜 구단의 해묵은 숙제였던 육성 인프라를 개선했다. 전용훈련장은 김 전단장이 부임할 때부터 소신을 갖고 추진해온 프로젝트였다. 지난 2009년 우승 축하연 자리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건립을 약속했고 3년여의 공사 끝에 지난 9월 오픈해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첨단 신구장과 전용훈련장 건립으로 KIA 야구단은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전단장은 야구단의 성적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선동렬 감독이 부임했으나 올해까지 2년 연속 4강에 실패한 것이 끝내 부담으로 됐다. 김 전단장은 구단 상근 자문역을 맡아 외국인선수 및 FA 계약 등 스토브리그 현안을 자문하면서 허 신임 단장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하는 등 구단을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한다.
sunny@osen.co.kr
2014 지명신인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김조호 전 단장/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