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칠어져야 한다. 2차전에 남은 상황서 분명 기세는 서울이 가져가게 됐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데얀의 극적 동점골로 패배는 면했지만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ACL 결승전에서 2골을 내준 서울은 우승으로의 여정이 더욱 험난해졌다.
'아시아의 맨시티'라 불리우는 광저우는 서울구단의 6배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무리키-엘케손-콘카로 이어지는 특급 외국인 선수들과 중국 국가대표로 이뤄진 광저우는 그동안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광저우는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서 단 1패만 기록했다. 23승 4무 1패 승점 73점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광저우는 8월 13일 열린 톈진 테다와 원정 경기서 0-1 패배를 당했다. 당시에도 주전들은 모두 출격했다. 특히 공격 3인방인 무리키, 엘케손(이상 브라질), 콘카(아르헨티나)가 출전했지만 골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슈퍼리그서 골을 터트리지 못했던 경기는 2경기에 불과하다. 톈진과 패배 그리고 6월 1일에 열린 산동 루넝과 0-0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광저우는 모두 골을 넣었다. 1경기밖에 패배가 없었기 때문에 상대로 하여금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ACL서는 결승까지 오면서 9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1패는 4월 24일 우라와 레즈 원정서 2-3으로 패했다. 그리고 2무승부는 모두 전북과 경기였다. 당시 경기서 광저우는 1-1, 0-0으로 2무승부를 기록했다.
광저우를 상대로 전북은 물러서지 않았다. 맞대결을 펼쳤다. 광저우의 공격력에 부담을 가진 것이 아니라 맹렬하게 맞대응을 했다.
중국 슈퍼리그와 ACL서 모두 자신들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친 상대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리피 감독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치열한 경기를 펼치면 광저우도 쉽게 상대를 압박하지 못했다.
서울은 이날 경기서 최전방과 후방에서 적극적인 압박을 시도했다. 공격수 데얀과 에스쿠데로는 광저우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 결과 광저우의 중앙 수비진인 펑샤오팅과 김영권은 주춤했다. 첫 골 상황서도 빠른 플레이로 공격을 펼치면서 기회를 골로 만들었다. 기민한 움직임의 결과였다.
수비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골 에어라인의 위험지역에 광저우 공격진이 다가서면 조개가 진주를 감싸듯 갑작스럽게 모여들었다. 서울의 수비에 둘러쌓인 광저우 공격진은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슈팅을 시도하면 수비벽에 막혔고 뒤로 돌아서도 감싼 서울 수비 때문에 부담이 컸다.

전방과 후방의 강한 압박이 있었지만 중앙에서는 흔들렸다. 하대성이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외국인 3인방 외에 수비적인 전술을 펼치고 있는 광저우의 공격진을 뚫기에는 부담이 컸다. 측면 공격도 아디가 오버래핑을 통해 전진한 왼쪽을 제외하고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는 에스쿠데로의 경고를 받는 장면이다. 볼을 빼앗긴 뒤 상대 공격수를 거칠게 다뤘다. 심판에게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거칠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한 모습이었다. 좋은 자원을 가지고 축구를 펼치는 광저우에게는 분명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부담이 큰 원정이다. 또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1차전서 무엇이 부족했는지 파악해야 한다. 상대를 거칠게 몰아칠 수 있는 방법을 다시 찾아야 전력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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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