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착은 광저우에서 짓게 됐다. 우승으로 가는 서울의 마지막 시나리오가 광저우에서 펼쳐질 '서울극장'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데얀의 극적 동점골로 패배는 면했지만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ACL 결승전에서 2골을 내준 서울은 우승으로의 여정이 더욱 험난해졌다.
시작은 좋았다. 전반 11분 만에 에스쿠데로의 선제골이 터졌다. 5만 5000여 명의 관중이 내뿜는 열기 속에서 1-0 리드를 잡은 서울이 경기를 압도하는 듯 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맨시티' 광저우는 역시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홈에서 실점 없이 이기는 것을 목표로 했던 서울은 전후반 각각 1골씩을 광저우에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했고, 그 결과 오는 11월 9일 치러질 중국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벅찬 과제를 안게 됐다.

패배보다는 무승부가, 무승부보다는 승리가 좋은 것이 당연한 법이지만 ACL 결승전은 그 무게가 다르다. 홈에서 2골을 내준 서울은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하거나 최소 3-3 이상의 무승부를 기록해야 한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승부다. 6만 석의 텐허스타디움은 벌써 매진된 상태다. 열광적인 광저우 팬들의 야유 속에서 싸워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해볼 만 하다. 역설적으로, 이번 광저우전 2-2 무승부는 서울의 가능성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무리퀴-콘카-엘케슨으로 이어지는 용병 3인방과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이름값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붙어본 결과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는 자신감을 확실히 얻을 수 있었던 것.
최용수 감독 역시 "90분 경기를 해보니 우리 선수들이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경기였던 것 같다"며 "추가골 기회는 많이 있었다. 마무리를 못한 것이 아쉽지만 2차전은 더 좋아질 것"이라며 2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한 서울의 마지막 광저우 시나리오는 1차전과 비슷하다.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다득점으로 승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다.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가 없는 승리만이 서울의 '광저우 시나리오'에 방점을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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