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반전 드라마가 쓰였다. 그룹 B1A4의 산들은 마지막 주자로 무대에 올라 선배가수 휘성을 누르고 최종 우승의 주인공이 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이변에는 결국 산들의 진심이 담긴 노래가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전설 임재범 편으로 꾸며졌다. 임재범이라는 거장이 등장하는만큼 출연 가수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군 제대 후 처음 무대에 오른 휘성부터 케이윌, 문명진, 알리, 김소현-손준호 부부, 레이디스코드 소정 등 올스타전을 방불케하는 출연진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경연의 우승자는 이제 고작 22살의 청년 산들이었다.
산들은 임재범의 곡 '그대 앞에 난 촛불이어라'를 열창하기 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이 노래와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어린시절 유명을 달리한 큰 이모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장례식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언젠가 이모를 위해 이 노래를 부르려 했다. 이번에 꼭 불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산들의 무대는 고요하게 시작해 다소 격정적인 절정을 맞았다 다시 애잔하게 끝을 맺었다. 온 마음을 다해 열창하는 산들의 모습에 모두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산들의 감정은 B1A4로 달콤한 댄스곡을 부를 떄와는 사뭇 달랐다. 표면으로 드러나는 가창력을 넘어선 진심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그의 무대를 지켜본 알리는 "산들 씨가 고 김광석 선배님의 감성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아이돌그룹 멤버의 무대에 고 김광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이질적이다. 그럼에도 산들의 무대는 이 낯선 간극을 충실히 채웠다.
사실 산들이 이날 다른 출연진보다 탁월한 노래 스킬을 지녔다거나 놀라운 성량을 뽐냈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의 무대에는 화려한 춤도 없었고 특별히 화려한 무대를 꾸민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산들이 이날 반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은 온전히 노래에 담긴 진심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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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