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올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담금질에 들어간다.
넥센은 지난 26일부터 목동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주전 선수들은 대부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백업 선수들과 유망주들이 포함됐다. 아직 명단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40여명 남짓한 선수단이 사흘간 목동에서 훈련을 한 뒤 30일 일본 가고시마 캠프로 떠난다.
지난해 10월 부임 후 두 번째 마무리 훈련을 맞는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미 구상을 마쳤다. 지난해 마무리 훈련부터 선수들 각자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훈련을 맡겼던 염 감독은 26일 훈련 후 "올 시즌에도 역시 마무리 훈련에서는 선수들 개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울 수 있도록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올 시즌 창단 여섯 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시즌 중 우여곡절이 많았다. 6월 8연패에 빠지고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막판에는 약 1300km를 이동하는 원정 5연전을 치르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승 후 아쉬운 3연패를 당했다. 시즌 도중 주전 선수들은 제몫을 다했으나 염 감독이 기대했던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다.
염 감독은 이번 가고시마 캠프에서 일주일 훈련하고 하루 쉬는 강한 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염 감독은 "아직은 스프링캠프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무리를 해도 된다. 어차피 아파서 못쓰나 아끼다가 못쓰나 똑같더라. 선수들이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알고 열심히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는 1차 우선지명 신인인 임병욱과 2차 신인들인 임동휘, 김하성, 이용하가 참여한다. 2차 1라운드 신인 투수 하영민은 빠졌다. 염 감독은 "투수들은 타자들보다 더 미래를 봐야 한다. 당장 고쳐서 쓸 것이 아니다. 한 선수의 폼을 바꿔서 자신의 것을 잃게 하기 보다는 그 선수의 장점을 키울 수 있게끔 오래 지켜보고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 강진 캠프에 새로 합류하는 류영수 2군 육성 총괄 겸 재활코치를 영입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염 감독은 "류 코치는 프로야구에서 약 20년간 투수코치와 재활코치를 하신 분이다. 그분과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팀은 투수 쪽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의 경험과 관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영입 이유를 전했다.
염 감독은 올해 감독 1년차 시즌을 치렀지만 다양한 작전과 철저한 연구로 초보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두 번째 맞는 마무리 훈련에 있어서도 자신만의 철칙을 가지고 선수들을 선별하고 프로그램을 짰다. 넥센의 미래 자원들이 다시 한 번 염 감독과 성장일기 쓰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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