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할 것이 충분이 예견된 경기였다. 그러나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아시아의 맨시티'라며 돈을 쏟아 부은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대결을 펼친 서울의 생각이다.
서울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홈에서 2골이나 내주며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서울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비록 결과가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서울은 분명 성과를 얻은 경기였다.
무리퀴-콘카-엘케손의 외인 3인방과 순시앙의 오버래핑, 가오린의 위협적인 슈팅이 호시탐탐 서울 골문을 노렸다. 결국 광저우는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황보원이 올린 크로스를 엘케손이 머리로 받아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3분 광저우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다. 광저우는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든 엘케손이 올린 크로스를 김주영이 뒤로 걷어냈으나 순시앙이 받아 낮게 깔리는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가오린이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1-2를 만들었다.
첫번째 골 상황은 충분히 골키퍼가 막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빠르게 올라온 코너킥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빠른 판단으로 골키퍼가 막아냈어야 했다. 뒤늦게 하대성이 몸을 띄웠지만 이미 상황이 끝난 상황이었다. 2번째 상황은 걷어내는 실수가 있었다. 물론 실수로 생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넣는 것이 축구였기 때문에 서울의 실수는 큰 경우는 아니었다.
경기 전체를 평가할 때 서울은 광저우의 핵심인 무리키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최효진이 무리키를 밀어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무리키였지만 아디와 최효진이 차례로 그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최효진과 함께 아디는 공격과 수비 전반에 걸쳐 많은 활동량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측면에서 공격이 원활하지 않은 광저우를 상대로 넓게 포진했던 서울의 수비진은 골 에어라인의 위험지역에 광저우 공격진이 다가서면 조개가 진주를 감싸듯 갑작스럽게 모여들었다. 서울의 수비에 둘러싸인 광저우 공격진은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슈팅을 시도하면 수비벽에 막혔고 뒤로 돌아서도 감싼 서울 수비 때문에 부담이 컸다.
무리키 뿐만 아니라 콘카도 특유의 중거리 슈팅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서울이 준비한 수비를 통해 콘카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막아냈다. 슈팅 거리가 가능한 곳에서 파울도 범하지 않는 등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따라서 차두리가 복귀하는 2차전서도 분명 해볼 만 하다. 아디와 차두리가 측면에서 버텨 준다면 중앙에서 수비는 문제가 없었다. 최효진도 활약했지만 돌파능력이 뛰어난 최효진과 김치우 등은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홈에서 실점이 많아진 이상 원정서는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기회는 수비에게서 시작된다. 나쁘지 않았던 서울의 수비가 1차전서 보여준 의미는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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