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벼랑끝 삼성 절대과제, ‘유희관 잡아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10.27 08: 30

첫 두 판에서 내심 2연승을 노렸던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오히려 2연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다. 이제 삼성은 포스트시즌 들어 진격을 계속하고 있는 유희관(27, 두산)이라는 큰 산을 만난다. 넘어서지 못한다면 한국시리즈 3연패도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24일과 25일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모두 졌다. 당초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혈전을 치르고 올라온 두산보다는 전력과 체력 모두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무기력했다. 타선은 2경기 22이닝에서 단 3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상대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첫 2경기에서 두산의 기세만 살려준 셈이 됐다.
아직 2경기의 여유가 있긴 하지만 쫓기는 쪽은 당연히 삼성이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도 첫 2경기를 모두 진 팀이 대역전극에 성공할 가능성은 6.25%에 불과했다. 만약 3차전까지 그르칠 경우 사실상 시리즈가 완전히 두산으로 넘어가는 양상이 된다. 결국 삼성의 3차전 총력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두산 3차전 선발로 예고된 유희관을 넘어서야 한다는 절대과제가 삼성 앞에 놓여 있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의 신데렐라로 손꼽히는 유희관은 올 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맹활약했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덩달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기세는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1⅓이닝을 던지며 두산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평균자책점은 0.84에 불과했다. 가장 예민한 감을 유지하고 있고 체력적으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두산 선발진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유희관이다.
좌완이라는 점에서 좌타자들의 비중이 큰 삼성으로서는 기본적으로 까다로운 상대일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도 유희관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이다. 유희관은 삼성과의 5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1의 짠물 피칭을 펼쳤다. 28⅓이닝에서 볼넷은 8개에 불과했다. 삼성으로서는 이를 극복해야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아주 빈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희관을 상대로 좌타자들이 힘을 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최형우가 타율 5할(12타수 6안타)을 기록하며 선전했고 채태인(.333) 정형식(.333) 이승엽(.300) 또한 기본적인 몫을 했다. 박석민은 타율이 2할5푼에 그쳤으나 유희관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낸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또한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감이 한 번쯤 올라올 때가 됐다는 점도 기대를 걸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의 타격 사이클은 예상과는 달리 1,2차전에 완전히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경기를 치르며 공백기 동안 잃어버린 감을 어느 정도 찾았을 수는 있다. 만약 삼성이 유희관을 잡는다면 1승은 물론 내심 유희관을 필승카드로 생각했던 두산에 심리적 타격을 안기는 부수적인 효과도 따라온다. 3차전 결과에 큰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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