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1회 번트 대신 강공…두산, 주도권 놓쳤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10.27 17: 20

만일 번트였다면?
경기전 양팀 덕아웃 표정은 성적과는 달랐다. 2연승을 달린 김진욱 감독은 피곤한 얼굴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잠을 잘 못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2연승이면 여유를 부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한국시리즈 우승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면 이것 또한 긴장감이 감돌 수도 있다.
반면 홈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의외로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조급할 수 밖에 없지만 겉으로는 여유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혀졌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감독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승부처는 어쩌면 1회였다고 볼 수 있다. 서로 좋은 기회가 있었다. 먼저 삼성이 1사후 김태완의 좌중간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박석민이 삼진, 최형우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선제점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2차전에서 타선 부진 탓에 2연패를 당한 삼성으로서는 여전히 공격의 흐름이 원할하지 못했다.
1회초 수비를 막은 두산은 1회말 공격에서 기회가 왔다. 선두 이종욱이 깨끗한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더욱이 삼성 선발 장원삼이 투볼에서 던진 볼이 포수 패트스볼이 되면서 이종욱은 2루로 밟았다.  볼넷을 머리에 그린 민병헌은 볼 하나를 더 기다렸지만 장원삼은 스트라이크를 던져 볼카운트 3B1S를 만들었다.
두산 벤치로서는 번트와 강공을 놓고 선택의 순간이 왔다.  번트는 선제점을 중시하고 강공은 다득점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민병헌은 강공을 선택해 힘껏 스윙했지만 파울이 나왔다. 볼카운트가 유리했고 민병헌이 2루쪽으로 진루타를 칠 능력이 있다는 점도 감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병헌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했다. 이어 나온  김현수와 최준석 모두 좌익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절호의 선제점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만일 선제점을 위한 번트 작전을 펼쳤고 선제점을 뽑았다는 어떤 상황이 빚어졌을까.  2연패에 몰린 삼성으로서는 조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두산은 경기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었다. 
장원삼은 1회의 위기를 막으면서 완전히 살아났고 6회까지 무실점으로 두산 타자들은 잠재웠다. 삼성이 3점을 뽑았고 두산이 7회 두 점을 추격했지만 딱 한 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주도권을 잃으면서 2연승 후 1패. 두산은 이제 쫓기는 입장이 됐다.
경기후 김 감독은 1회 강공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볼 카운트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번트로 방향을 잡았는데 볼카운트가 유리했기 때문에 강공으로 선택했다. 선취점의 중요성도 크지만 활발한 타격을 앞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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