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진화한 오승환, 돌직구만 있는 게 아니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10.27 17: 29

오승환(31,삼성 라이온즈)의 트레이드마크는 돌직구다. 강력한 구위로 찍어누르는 투구를 펼치는 오승환의 별명이기도 하다. 당연히 직구 위주로 승부를 펼쳐간다.
하지만 그에게는 직구만 있는 게 아니었다. 오승환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3-2로 앞선 9회 등판,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오승환이 두산의 최종이닝을 삭제해버린 가운데 삼성은 힘겨운 1승을 거뒀다.
오승환은 25일 2차전에서 무려 53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을 투구,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12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처리했고,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무력시위를 했지만 힘이 떨어져 연장 13회 오재일에게 결승포를 헌납하고 말았다. 때문에 이날 등판여부는 미지수였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일찌감치 오승환의 투입을 기정 사실화했다.

무리한 뒤 하루만 쉬었기때문에 오승환의 활약 여부에 물음표가 붙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최준석을 땅볼로 처리한 뒤 홍성흔과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투구수는 19개, 최고 구속은 무려 154km까지 찍혔다.
하지만 직구 일변도가 아니었다. 이날 19개의 투구수 중 직구가 10개, 슬라이더가 9개였다. 거의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1:1에 이른 것. 게다가 슬라이더도 146km까지 나오며 위력을 더했다. 오승환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기다리던 홍성흔은 145km 슬라이더를 바라만보다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는 오승환이 변화구 제구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오승환은 직구 뿐만 아니라 강력한 슬라이더까지 성공적으로 장착한 걸 증명했다. 또한 진갑용은 상대 허를 찌르는 투수리드로 오승환의 호투를 도왔다.
오승환은 피로의 여파로 2차전과 비교했을 때 구속은 더 나왔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때문에 변화구 구사비율을 높인 건 자연스러운 시도였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날 오승환은 돌직구뿐만 아니라 옆으로 꺾이는 '돌부메랑'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진화한 오승환이 삼성의 반격을 주도할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