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생각하면 빨리 이겨야 한다”.
두산 베어스에 시리즈 첫 위기가 찾아왔다. 체력열세와 그로 인한 부상 위험이다.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에도 부상은 걱정일 수밖에 없다. 시리즈가 장기전이 될수록 두산에 불리하게 됐다.
두산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이하 KS) 3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2-3으로 석패했다. 무엇보다 주전 2루수 오재원의 부상은 뼈아팠다. 오재원은 1-3으로 지고 있던 7회 1사 2루에서 손시헌의 우익수 앞 적시타 때 홈을 쇄도하다 왼쪽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절뚝거리며 홈을 밟았다.

오재원의 부상은 두산의 현재 상황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8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부터 전날까지 20일 동안 12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의 체력은 고갈 될 수밖에 없다. 한국시리즈 도중 두산 몇몇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지친 것은 사실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력은 떨어졌고 큰 경기일수록 경기에 대한 몰입은 더 심해진다. 그 순간 부상에 대한 위험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왼쪽 무릎이 좋지 않았던 오재원의 전력 질주도 그동안의 쌓인 피로가 더해지면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찾아왔다. 홍성흔은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LG와의 플레이오프(이하 PO) 4차전에 결장했고 김현수도 PO 3차전에서 1루에서 신재웅과 부딪혔다.
이원석도 KS 2차전 첫 타석 후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고 교체됐다. 이어 KS 3차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포수 최재훈은 준PO 4차전 두 차례의 거친 홈 충돌을 버티면서도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전날 경기를 앞두고 “우리 팀 선수들의 체력을 생각하면 빨리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연승에 대해서도 “2승했다고 여유는 없다”며 “결국 4차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감독은 또 “덕아웃에 서있는 나조차도 힘들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어떡하겠느냐”고 말하며 피로 누적으로 지친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있다. 하지만 장기전일 될수록 불리해졌다. 체력적 열세는 가속화되고 부상 위험으로 선수들의 잔부상도 누적되고 있다. 삼성은 점차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두산으로서는 남은 잠실 홈경기에서 최소 1승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그래야 반전 드라마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러클' 두산이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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