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올란도, 당신은 ‘가족적 실용주의’ 입니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3.10.28 08: 34

자동차 문화가 발달할수록 자동차를 타는 목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빨리, 멀리 달리기 위한 교통수단으로서의 자동차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환경에서는 너무 단순하다. 편의성과 품위를 위한 세단, 역동성과 실용성을 위한 SUV, 레저 생활에 방점이 찍힌 RV,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소형CUV 처럼 어떤 목적으로 쓸 것인가가 차를 선택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패밀리카는 어떤가? 레저용 차량이면서 험로 주행과 같은 스포츠 활동에 초점을 맞춘 SUV(Sport Utility Vehicle)와는 또 다른 영역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아웃도어 라이프가 트렌드가 된 세태에서 ‘아웃도어형 패밀리카’는 가족적 실용주의를 주창하는 소비자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풍부한 적재공간과 탑승공간, 쾌적한 드라이빙 스타일, 그리고 장거리 여행에도 부담 없는 연비 등이 ‘패밀리카’가 갖춰야 할 덕목들이다. 지난 2001년 초 처음 출시 돼 ‘아웃도형 패밀리카’의 영역을 독립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쉐보레 올란도는 ‘트렌드를 읽는 세그먼트’로 실속파 가장들에게 구매 1순위 후보자의 지위를 누려왔다.

‘가족형 실용주의’에 힘입은 쉐보레 올란도는 지난 7월 2014년형 올란도를 출시하고 ‘패밀리카’의 안착을 위해 한발 더 나아갔다. 
▲작은 듯 크고, 큰 듯 크지 않은 차
올란도는 7인승이다. 일반적인 세단이 5인승인데 올란도는 3열에도 좌석이 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3열에 손쉽게 좌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7인승이라는 숫자가 주는 압박은 ‘올란도’의 선입관 구성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는 차를 타보기 전까지만 갖게 되는 선입감이다. 올란도는 분명 7인승이지만 생각보다 차체가 주는 압박은 거의 없다.
역시 숫자에 그 답이 있었다. 올란도 2.0 디젤의 제원을 보면 전장 4,665mm, 전폭 1,835mm, 전고 1,635mm다. 2014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와 비교해 보자. 쏘나타는 전장 4,820mm, 전폭 1,835mm, 전고 1,470mm다.
전폭은 올란도와 쏘나타가 같으며 전장은 오히려 쏘나타가 155mm 더 길다. 이것만 보면 올란도는 쏘나타보다 더 작은 차다. 그런데도 올란도가 더 커 보이는 이유는 바로 전고에 있다. 쏘나타의 전고가 1,470mm인데 올란도는 1,635mm다. 165mm의 차이가 올란도의 ‘실용성’을 있게 했다. 작은 듯하면서도 크고, 큰 듯하면서도 크지 않은 ‘올란도’의 비밀은 165mm의 높이였다.
▲올란도를 알고 나니 올란도만 보이더라
올란도의 의외성은 서울 시내 거리에서도 느껴진다. 올란도를 알고 나니 시내 거리에 올란도만 보이기 시작한다. 올란도의 독특한 생김새도 생김새지만 거리 곳곳에서 쉽게 눈에 띌 만큼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2011년 3월부터 판매 된 올란도는 출시 해에 1만 7,235대, 2012년에 1만 7,888대를 판매했고 올해도 9월까지 1만 836대가 팔렸다. 3년 사이 4만 5,959명의 가장이 ‘가족적 실용주의’를 선택했다. 연간 10만대 이상을 팔아 치우는 베스트셀링카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임에는 틀림없다.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의 엔진의 매력
올란도는 가변 터보차저와 커먼레인 기술이 접목 된 2.0 VCDi엔진을 달았다. 2.0 디젤의 풍부한 힘과 커먼레일의 미세한 분말처럼 부서지는 엔진음은 올란도에 ‘세련된 질주감’을 선물했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항공기가 창공을 가르듯 유연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고 터보차저는 언덕 길에서도 숨가쁘지 않도록 여분의 에너지원을 뒷주머니에 찰 수 있도록 했다. 
2014년형 올란도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SA: Side Blind Spot Alert)과 전방주차 보조 시스템(FPA: Front Parking Assist)을 적용해 ‘가족 안전’을 생각하는 운전자의 마음을 한결 편하게 했고, 차세대 6단 자동변속기와 전자식 차속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Rack-Electronic Power Steering)은 차체의 무게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운동성능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올란도가 온갖 도로 환경에 상관없이 빼어난 주행성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급커브가 많은 산길 주행에서는 아무래도, 특히 동승자들이 관성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편이었다. 따라서 이런 도로환경에서는 차량의 주행성능을 과신하기보다는 운전자의 안전운전 습관을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
▲3열 좌석 조작, 이 보다 더 편할 수 없다
5인 이상 가족, 내지는 4인 이상의 가족이 캠핑용 짐꾸러미까지 챙겨야 할 상황에서 올란도의 진가는 제대로 발휘 된다.
언제든지 2개의 좌석으로 변신할 수 있는 3열 시트는 평소에는 넉넉한 트렁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 돼 있다. 웬만한 캠핑 전문가들의 장비도 거뜬히 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3열 공간을 좌석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초등학생도 간단히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제조사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2개의 좌석은 각기 분리 돼 있고 필요할 경우 고리를 잡고 끌어 올리기만 하면 간단히 시트로 변신한다. 2개 중 한 개만 좌석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한 개의 좌석은 적재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발표 연비보다 더 나오는 고속도로 연비
올란도의 공식 연비는 자동 변속기 기준으로 복합 12km/ℓ로 나와 있다. 고속도로가 14.2km/ℓ, 도심이 10.6km/ℓ다. 그러나 실제 고속도로를 운전해 보니 15.5km/ℓ도 어렵지 않게 나왔다. 운전 습관에 따라 차이가 많은 게 연비이기는 하지만 5인 가족이 차에 꽉 찰 정도의 짐을 싣고 운전했을 때 측정된 수치인 만큼 전혀 의미 없어 보이지는 않는다.
‘아웃도어형 패밀리카’의 장점을 두루 갖춘 올란도를 두고 한국지엠에서는 ALV(Active Life Vehicle)라고 따로 부르고 싶어한다. 기존의 자동차 분류로는 올란도만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단의 정숙성, 넉넉한 공간이 주는 여유 있는 승차감, SUV의 성능과 RV의 실용성까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차종이었다.
2014년형 올란도 디젤 2.0 차량의 가격은 LS모델 2,267만 원, LT 모델 2,502만 원, LTZ 모델 2,761만 원(자동변속기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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