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2경기 122이닝 2782분’ 두산, 믿을 건 정신력뿐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3.10.28 06: 42

두산에 남은 건 정신력뿐이다. 체력은 고갈됐고 선수들은 부상에 노출됐다.
두산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이하 KS) 3차전 경기에서 2-3으로 졌다. 4회 실책과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경기 흐름을 내줬고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던 두산은 실책 두 개를 범하며 흔들렸다. 4회와 7회 나온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오재원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 도중 트레이너에 업혀 나갔다.
실책과 부상 모두 체력 고갈이 그 배경에 있다.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 5차전 혈투를 펼쳤다. 3차례 연장 접전이었다. 연장 13회까지 간 준PO 5차전은 4시간 53분으로 준PO 역대 최장경기시간을 기록했다. KS 2차전도 연장 13회까지 갔다. 5시간 32분 동안 열린 이날 경기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장 경기 시간 신기록이었다.

혈투를 버티고 있다. 준PO와 PO를 거치면서 경기력은 나아졌지만 체력적 고갈은 숨길 수 없었다. 주장 홍성흔을 비롯해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도 한국시리즈까지 정신력으로 버텨왔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도 선수들에 대해 지난 20일 PO 4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경기 전에는 몸 이곳저곳이 아프고 해도 경기에 들어가면 잊게 된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본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특히 포수 최재훈에 대해서는 ‘투혼’이라고 표현했다.
두산은 넥센과의 PO 1차전부터 전날 삼성과의 KS 3차전까지 12경기 동안 122이닝을 소화했다. 정규이닝이 9이닝인 점을 생각할 때 두산은 산술적으로 13경기에 5이닝을 더 뛴 셈이다. 12경기 가운데 연장전만 4차례 갔다.
경기 시간으로 보면 두산은 12경기 동안 2,782분을 뛰었다. 4시간 이상 경기만 4경기다. 경기 당 평균 3시간 52분이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연장전 포함 경기당 평균시간은 3시간 20분이었다. 단 정규리그는 연장 12회, 포스트시즌에서는 연장 15회까지 치르는 점은 고려 대상.
게다가 포스트시즌 한 경기가 정규리그 두 경기 이상의 집중력과 체력적 소모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두산의 정신적 육체적 소모량은 클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두꺼운 야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체력 고갈 속에 전날 오재원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홍성흔과 김현수, 이원석 등은 잔부상을 안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정신력뿐이다. 경기력보다 정신력에 두산 반전 드라마의 답이 있다.
아직 정규리그 4위 팀이 한국시리즈를 재패한 적은 없다. 두산이 정신력으로 '미러클' 두산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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