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안방 울린 명품 연기 경연장 [종영②]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3.10.28 07: 36

진한 부성애로 안방극장을 울린 MBC 주말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 박재범)이 해피엔딩으로 종영됐다. 실타래처럼 꼬이고 엉켰던 인물들의 갈등이 모두 풀리고,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진정한 가족애를 완성시킨 것.
이 과정에서 조재현, 박상민, 신은경 등의 중견배우들의 무르익은 연기는 드라마를 이끄는 주축이 됐다. 여기에 김재원, 조윤희, 기태영, 김규리 등의 젊은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자극적인 소재에도 ‘막장 드라마’라고 칭할 수 없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스캔들'은 건물 붕괴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 하명근(조재현 분)이 건설회사의 아들(김재원 분)을 유괴해 25년간 기르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하명근과 장태하(박상민 분)는 서로에게 아들을 뺏고 빼앗긴 악연으로 복수를 거듭하는 비극을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조재현과 박상민의 날선 연기대결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에 조재현과 박상민이 보여준 가슴 시린 부성애는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극중 유괴범 하명근을 연기한 조재현은 복수에 눈이 멀어 유괴한 아이를 키우면서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특히 중반 이후에는 김재원을 향한 미안함과 애틋함을 절절하게 연기해 보는 이들을 눈물짓게 했다.
박상민은 악인 장태하를 실감나게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비열한 표정연기와 호통연기로 장태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박상민은 중반 이후부터 구부정한 자세와 느릿한 말투로 노인 연기까지 완벽 소화하며 감탄을 자아냈다.
신은경은 어릴 적 납치당한 아들을 그리워하며 사는 윤화영을 연기했다. 친아들을 향한 그리움은 가슴 시린 오열연기로 드러났다. 특히 연민을 가지고 있던 조재현이 아들을 납치한 유괴범이란 사실에 절망하고 분노를 쏟아내는 대목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엇보다 김재원은 비극의 중심에 서 있던 하은중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이입시키는데 성공했다. 극 초반 능청스러우면서도 거친 열혈 형사를 연기하던 ‘상남자’ 김재원은 비극적인 출생의 비밀에 분노와 슬픔이 서린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기태영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도 조윤희를 향한 달달하고 듬작한 모습으로 마성의 하은중을 완성시킨 김재원은 ‘김재원의 재발견’이란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조윤희, 기태영, 김규리, 박정철, 한그루 등의 연기자들이 각자의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연기 구멍 없는 명품 드라마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렇게 ‘스캔들’은 복수와 반전이 깃든 촘촘한 전개와 배우들의 명품연기 덕분에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종영된 ‘스캔들’ 후속으로는 정일우, 유이 주연의 ‘황금무지개’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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