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박한이의 노련미, 삼성 반격의 숨은 주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10.28 06: 39

"박한이의 3루 도루가 중요한 대목이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반격의 1승을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4)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 이날 삼성은 두산에 3-2로 승리하며 2연패 이후 첫 승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특히 7회초 추가득점이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으로 그 중심에 바로 박한이가 있었다. 
박한이는 1차전에서 기습번트 후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왼손 중지를 다쳤다. 2차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대주자로 잠깐 뛰었다. 삼성은 대구 홈 1~2차전에서 두산의 두 번 연속 패하며 수세에 몰렸다. 팀 타선 침묵으로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박한이의 존재가 새삼 아쉬웠다. 

3차전에서 다시 선발 복귀한 박한이는 결정적인 순간 존재감을 드러냈다. 2-0으로 리드한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박한이는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2루 진루했다. 이어 정병곤 타석 때 볼카운트 2B2S에서 기습적으로 3루 베이스를 훔쳤다. 
두산 투수 홍상삼의 퀵모션이 컸고, 두산 포수 최재훈이 미처 송구도 하지 못할 정도로 상대의 허를 완벽하게 찔렀다. 올해 도루 4개, 도루자 4개를 기록한 박한이였지만 결정적 순간 벤치의 사인없이 자신의 판단으로 과감하게 도루했다. 상대 배터리의 빈틈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박한이는 2001~2007년 데뷔 후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으나 2008년 이후 6년 연속 10도루 미만에 그쳤다. 최근 2년 연속 도루 숫자는 4개. 데뷔 초처럼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흔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발야구로 두산을 당황케 했다. 
박한이는 후속 배영섭 타석 때 홍상삼의 폭투를 틈타 홈을 밟았다. 박한이의 발이 만든 쐐기점이었다. 7회말 두산이 곧바로 2점을 얻어 1점차로 바짝 따라붙었기에 삼성에는 더욱 귀중한 점수였다. 경기 후 삼성 류중일 감독도 "박한이의 2루에서 3루 도루 후 폭투로 실점을 낸 게 중요한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올해로 한국시리즈가 8~9번째일 것이다. (진)갑용이형과 함께 우리팀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데뷔 첫 해였던 2001년을 시작으로 올해가 무려 9번째 한국시리즈. 올해 1~3차전까지 48경기 출장으로 SK 박진만(58경기) 삼성 진갑용(49경기)에 이어 최다출장 3위에 올라있다. 무려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답게 노련미가 넘친다. 박한이의 노련함이 삼성의 대반격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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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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