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오? 식스틴? 식스!” SK, 마지막 작전시간의 비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10.28 06: 59

“오늘 졌으면 영어학원부터 보내려고 했다니까요.”
문경은 감독이 모처럼 유쾌한 웃음을 지었다. 서울 SK는 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울산 모비스를 78-76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SK는 6승 1패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또 SK는 홈경기 최다연승도 25연승으로 늘렸다.
SK의 승리에는 특별한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이날 양 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재대결답게 시종일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조금만 방심해도 승리가 넘어갈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 계속됐다. 경기종료 24초를 남기고 76-76 동점, SK는 작전시간을 요청했다.

이 때 농구에서 상식적으로 24초 공격시간을 거의 다 소진한 뒤 마지막에 슛을 던지는 소위 ‘원샷 플레이’를 하기 마련이다. 어차피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최소한 연장전에 가는 상황이기 때문. 너무 빨리 공격을 하면 오히려 상대에게 역전슛을 쏠 시간을 줄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런데 SK는 뜬금없이 16초가 남았을 때 공격을 시작했다. 다행히 공을 잡은 헤인즈는 종료 11.4초를 남기고 결승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SK는 함지훈의 마지막 중거리 슛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비화가 있었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원래 박상오와 김선형에게 2대2를 주문했다. 그런데 헤인즈가 골을 넣었다”면서 “헤인즈가 박상오에게 ‘6초가 남으면 공격해(식스)’라고 말했다. 그런데 박상오가 ‘오케이 오케이’ 해놓고 16초(식스틴)로 영어를 잘못 알아듣고 일찍 공격했다고 하더라. 경기 끝나고 헤인즈가 박상오를 때리더라”며 껄껄 웃었다. 
이날 박상오는 12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김민수의 부상공백을 잘 메웠다. 문경은 감독도 박상오의 마지막 실수는 애교로 보면서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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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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