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좌완 에이스 장원삼(30)이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장원삼은 지난 27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6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장원삼의 역투를 발판 삼아 삼성은 1~2차전 연패 충격을 딛고 반격의 1승을 올렸다. 장원삼이 반전의 선봉에 선 것이다.
이날 장원삼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 하지만 몸쪽-바깥쪽을 가리지 않는 코너워크로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공은 빠르지 않아도 정교하게 제구된 직구가 얼마나 무서운 결정구인지 보여줬다. 이날 삼진 3개도 모두 직구를 결정구 삼은 루킹 삼진. 직구(51개) 중심으로 슬라이더(37개)·체인지업(10개)·커브(1개) 등을 섞어던졌다.

이로써 장원삼은 한국시리즈 최근 3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SK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 선발승, 6차전 7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그는 최근 한국시리즈 통산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93에 불과하다.
장원삼의 한국시리즈 선발 3승은 역대를 통틀어 공동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시리즈 통산 최다승은 '가을까치' 김정수의 7승이지만 선발승으로만 따지면 정민태의 6승이 최다승이다. 그는 1998년 2승, 2000년 1승, 2003년 3승 모두 선발승으로 장식하며 현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어 '싸움닭' 조계현이 기록한 4승이다. 한국시리즈 통산 5승 중 4승이 선발승이었다. 1991년 한국시리즈에서 구원 1승이 있을 뿐 1993년 2승, 1996년 1승, 2000년 1승은 선발승으로 따냈다. 정민태와 조계현의 뒤를 잇는 한국시리즈 선발 최다승이 3승인데 장원삼 포함해 모두 7명의 투수들이 함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정수가 7승 중 3승이 선발승인 가운데 최동원·김일융·문희수·김광현·하리칼라·장원삼이 바로 그들이다.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을 홀로 거두는 괴력을 발휘했는데 그 중 3승이 선발승이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1984~1986년 삼성에서 활약한 김일융도 한국시리즈 4승 중 3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2005~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일조한 팀 하리칼라가 3승을 올렸고, 현역 투수 중에서는 김광현과 장원삼이 한국시리즈 3승을 기록 중이다. 장원삼의 경우 앞으로 기록을 더 쌓아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꾸준히 오르고 있고, 장원삼 역시 큰 경기를 잘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장원삼은 한국시리즈에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특별히 강한 건 없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압박감으로 더 긴장을 하고 던지니까 좋은 피칭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명실상부한 '빅게임 피처'로 자리잡은 장원삼이 김일융과 하리칼라를 넘어서 삼성의 한국시리즈 최다 선발승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시리즈가 최종 7차전까지 장기전이 될 경우 장원삼에게 다시 한 번 선발등판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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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ajyoung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