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잊어서는 안 될 부상 투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10.28 13: 09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야기된 자제력 실종의 경기. 선수들의 부상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팀에 공헌하고자 했는지 남은 선수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2연승 후 1패를 당하며 주춤한 두산 베어스. 그러나 부상으로 쓰러졌거나 그리고 참고 뛰는 선수들의 투혼은 나눠가질 수 있는 투지가 필요하다.
두산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2-3으로 석패했다. 4회초 1사 만루서 박한이의 유격수 땅볼 때 유격수 손시헌이 타구를 더듬은 뒤 성급하게 던진 송구를 2루수 오재원도 한 번에 잡지 못했으나 발을 뻗어 베이스 태그를 했다. 느린 화면으로 이는 아웃이었으나 판정은 세이프였고 그로 인해 두산 코칭스태프와 오재원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4회 2실점하며 두산은 수세에 몰렸다. 설상가상 6회 홍상삼의 폭투에 삼성의 쐐기점이 이어졌고 7회말 공격 전까지 두산 타자들은 성급하게 배트를 휘두르며 상대 선발 장원삼을 도와줬다. 이대로라면 말 그대로 완패가 예상되던 순간. 7회말 두산은 자신의 파울타구에 맞는 고통을 이긴 홍성흔의 홈런포와 오재원의 우익수 방면 2루타, 그리고 손시헌의 우전 안타로 2-3까지 따라잡았다.

손시헌의 우전 안타 때 주자 오재원은 3루를 돌고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왼 무릎 통증으로 호소하며 자신의 다리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그 와중에서도 득점을 올렸고 이는 한 점 차 추격점으로 이어졌다. 앞서 2차전서는 포스트시즌 들어 교체 없이 계속 나서던 이원석이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결국 교체되었다. 포스트시즌 들어 선발 포수로 나서고 있는 최재훈은 온갖 크로스플레이와 충돌로 몸이 성치 않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중심타자 김현수는 발목에 대퇴부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말 그대로 허슬두다. 지난해 두산은 김진욱 감독이 선수들의 몸 상태를 먼저 걱정하고 미리 빼는 쪽으로 야수진을 운용하고자 했다. 감독의 생각은 지난 몇 년 간 부상을 참고 뛴 선수들을 위한 배려였으나 두꺼운 야수층으로 인해 출장 기회가 끊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던 선수들은 잔부상을 숨기려다 부상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밖에서 보기는 부상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으나 속으로는 그로 인한 보이지 않는 불통 현상도 있었다.
이번에는 다르다. 선수들이 먼저 몸을 던지고 꽤 큰 피로 누적에도 다시 몸을 일으킨다. 목표에 대해 선수들이 한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벤치에 앉아 있을 때, 쉬고 있을 때는 맥이 빠져있는 선수들이 경기만 되면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은 듯 경기에 나서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고마워할 수 밖에 없는 선수들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남아있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오재원의 경우는 4차전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데다 두산의 베이스러닝을 이끌었던 선수지만 그는 시즌 후반부부터 무릎 부상을 안고 뛰어왔다. 체력 소모도 극심했던 터였으나 팀 전략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라 계속 뛰고 있었다. 오재원의 빈 자리는 허경민이나 내야 로테이션을 통해 김재호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
몸을 아끼지 않고 힘을 내뿜는 선수들의 투혼은 선수단이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4위로 가을 야구를 시작해 지금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반환점까지 도달했다. 3차전 완패였다면 분위기가 침체될 수 있었으나 부상 선수들은 막판 추격의 두 점을 투혼으로 올렸다. 남은 선수들이 주눅 들고 고개를 떨굴 필요가 없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